갑오년 충무로의 대표적인 트렌드는 사극이다. 현빈·최민식·류승룡·이병헌·전도연·강동원·하정우·손예진 등 톱스타들이 대거 사극을 통해 2014년 관객들과 첫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각각 거대 제작비에 걸맞는 스케일과 완성도로 중무장하고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마침 2014년은 말띠의 해. 그것도 말 중에서 가장 기운이 넘치고 진취적이며 행운을 상징한다는 청말띠의 해다. 단순하게 대입해보면 '제2의 '광해''를 노리며 적극적으로 '1000만 행운'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새해 사극영화 및 스타들의 바람과 잘 맞아떨어진다. 사극에 필수적으로 말이 등장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한다. '단순 대입법'으로 풀어보면 2014년에 '대박'을 맞을만한 '운'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가능하다. 갑오년 극장가를 장악할 충무로의 사극과 사극에 도전한 스타들을 살펴봤다.
▶현빈·설경구·하정우 첫 사극 도전 눈길
새해에는 사극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스타들이 유독 많다. 청말띠의 기운에 어울리는 진취적인 도전으로 눈길을 끈다. 올해 송강호가 데뷔후 첫 사극 '관상'으로 913만 관객을 모으며 홈런을 날린만큼 현대극 위주로 활동하던 스타들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스타는 현빈이다. 제대후 복귀작으로 사극 '역린'을 택했다. 조선시대 정조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노론과 소론의 마찰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왕권을 지켜내야만 하는 정조의 힘든 심경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현빈이 정조 역을 맡았고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로 유명한 드라마 PD 이재규가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9월 크랭크인해 막바지 촬영중이다. 갑오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정우의 사극 도전작은 '군도:민란의 시대'다. '용서받지 못한자'부터 '범죄와의 전쟁'까지 함께 한 '절친' 윤종빈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은 작품이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탐관오리들에 맞서는 도적들의 활약을 그렸다. 11월 크랭크업하고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중이다. 강동원이 하정우와 함께 '투톱'으로 나섰다. 마침 하정우는 1978년, 평소에도 연기와 연출, 또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저돌적인 추진력을 보여준 말띠다. 청말띠의 해를 맞아 첫 사극으로 또 한번 극장가를 흔들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송강호·최민식에 이어 설경구도 사극에 출연한다. 작품은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연출작 '두 포졸'이다. 강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투캅스'의 조선버전이다. 설경구는 '투캅스'에서 안성기가 연기한 닳고 닳은 베테랑 형사의 조선판 포졸 역을 맡았다. '역린' '명량'등의 작품과 달리 코미디를 주무기로 내세우며 하반기 극장가를 공략한다.
사진=하리마오 픽쳐스
▶이병헌 '협녀'로 두번째 사극 도전, 손예진도 액션사극 '해적'으로 기대감 고조시켜
충무로 A급 배우 최민식과 류승룡의 맞대결도 화제다. 최민식은 '명량-회오리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류승룡이 적장을 연기하며 최민식과 호흡을 맞췄다. 개봉 전이지만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 '명량'은 7월 중순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중이다. '역린'과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거대 스케일의 전쟁신 뿐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섬세하게 묘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했다. 최민식은 "이순신이란 거대한 인물을 연기하게 돼 부담이 컸고 한편으로는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단순한 영웅 이미지 외 그 내면의 이순신을 그려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이순신 장군의 명예에 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연기했다"고 '명량'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2012년에 '광해'로 1230만 관객을 모은 이병헌은 새해에 데뷔후 두번째 사극 '협녀:칼의 기억'을 내놓는다. 천출의 신분으로 왕의 자리를 탐한 남자 덕기를 연기한다. 이병헌의 상대역은 전도연이다. 당대 최고의 검객 설랑 역을 맡아 고난도 액션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9월 크랭크인후 1월초까지 막바지 촬영을 마칠 예정. 면 신년 하반기에는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 전도연과 '인어공주'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함께 한 박흥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도연은 "최고의 검객 역이라 액션연기가 만만치않다. 다행히 어색해보이지않게 좋은 장면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익숙하지 않은데도 생각보다 액션연기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손예진은 퓨전액션사극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들고 갑오년 극장가 장악을 노린다. 고래 뱃속에 들어간 조선의 국새를 찾기위해 벌어지는 대결을 그린다. 손예진이 해적단 두목 여월 역을 맡았다. '해적'은 앞서 '취화선'에 출연했던 손예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첫 사극이다. 100억원대 예산을 들인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다. 세 척의 선박 세트를 만들고 수중촬영까지 강행하며 스펙타클한 장면을 담아내고 있는중이다. 현재 막바지 촬영중이며 갑오년 여름 성수기 스크린 장악을 목표로 후반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남길이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온 산적 장사정 역을 맡아 드라마 '상어' 이후 두번째로 손예진과 호흡을 맞췄다.
'조선미녀삼총사'는 갑오년 개봉되는 첫 사극이다. 1월 개봉을 확정했다. 하지원·강예원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출연했다. 현상금을 타내기위해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세 미녀의 이야기를 그린 퓨전액션사극이다. 할리우드의 '미녀삼총사'를 조선시대로 옮겨놓은 영화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2012년 '광해'가 빅히트한 뒤로 충무로에 사극 시나리오가 쏟아졌다. 역사를 재치있게 뒤틀어 재미를 주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 뿐 아니라 스케일까지 갖춰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벌써부터 영화계에 '잘 찍었다'는 말이 나오는 작품이 많다. 2014년 극장가에서 어떤 사극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