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외국인 애런 헤인즈(33·201cm)와 전주 KCC 가드 김민구(23·190cm)가 충돌 사건 이후 처음 만났다. 모두의 시선이 둘에게 쏠렸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들었다 놨다한 건 SK 가드 김선형(26·187cm)이었다.
'불상사'로 얽힌 헤인즈와 김민구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에서 다시 만나 화해했다. 헤인즈는 지난해 12월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경기에서 2쿼터 중반 김민구를 넘어뜨리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펼쳤다. 김민구를 뒤에서 바디 체크 하듯이 넘어트린 헤인즈는 프로농구연맹(KBL)으로부터 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구단 자체 징계까지 포함해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37일 만에 김민구를 만난 헤인즈는 먼저 악수를 건넸다. 헤인즈는 “민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고 했고, 김민구는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허재 KCC 감독은 “농구 하다보면 다 그럴 수 있다. 다 지나간 일”이라며 헤인즈를 용서했다. 경기 도중에도 헤인즈는 김민구와 행여 몸이라도 닿을까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헤인즈와 악연을 지우려는 듯 김민구는 4쿼터 종료 52초를 남겨놓고 질풍같은 돌파에 이은 골밑슛을 선보였다. 그러나 종료 4초 전 SK 김선형이 3점슛을 성공시켜 70-70 동점으로 승부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선 헤인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헤인즈는 이날 22점·13리바운드로 활약해 팀의 82-74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민구는 3점슛 4개 포함 16점·9어시스트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선형은 '원맨쇼'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김선형은 특유의 질풍같은 드리블은 물론 플로터,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특히 65-68로 뒤지던 경기 종료 2분20초 전에는 강병현을 앞에 두고 뛰어올라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넣었다. 김선형은 24점·3어시스트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부산에서는 17점을 넣은 조성민(31)이 맹활약한 KT가 KGC인삼공사를 73-65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고양에서는 원정팀 동부가 69-78로 패하며 9연패 수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