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KT 분당 사옥에서 새롭게 구성된 임원진들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 부재,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황 회장 자신이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장기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의 올해 연봉은 2012년도 KT CEO 대비 6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 역시 기준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 CEO와 임원들의 연봉 반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인사에 따른 임원 수 축소와 더불어 약 200억 원으로 예측된다고 KT는 설명했다.
KT는 또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계열사를 포함해 불요·불급·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
권한 강화에 따른 책임경영도 도입한다. 황 회장은 각 사업분야 조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되 부문장 책임 하에 주어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황 회장의 이같은 비상경영은 KT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493억68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번 적자는 2012년 4분기 당기 순이익 적자, 2009년 4분기에 명예퇴직자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적자에 이어 3번째다. 4분기 매출은 6조2144억9300만원으로 전기 대비 8.4%, 전년 대비 0% 수준으로 올랐으나 1493억68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