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본 스포츠호치 인터넷판은 '새로운 공을 시험 삼아 던진다'는 오승환(32·한신)의 발언을 전했다. 이 매체는 '새로운 변화구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던지고 있다. 캐치볼로 커브와 투심을 구사했다'는 오승환의 말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일본 진출을 하니 일본 진출을 하니 투피치(직구와 슬라이더)로는 부족하다며 새 구종을 추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한신이 좋은 대우를 해주며 날 데려가는 건 지금까지보다 더 좋은 걸 보여달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한국에서 던진 공(직구)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더 보여주려다가 탈이 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한 실험인지 일본 무대에서 살아남기위한 신무기 장착인지, 오승환의 구종에 얽힌 이야기를 Q&A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Q. 오승환이 한국프로야구에서 주로 던졌던 구종은.
A.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해왔다.
Q. 직구는 어땠나.
A. 국내 타자들이 꼽은 최고의 직구였다. 일명 '돌직구'라 불리는 오승환의 직구는 그립 잡는 방식부터 독특하다. 공을 손바닥에 붙이지 않고 띄어서 잡는다. 엄지를 꺾어서 공을 받친 다음 검지와 중지로 공을 강하게 챈다. 이런 방식으로 던지는 오승환의 직구에는 회전이 많이 걸린다. 초당 약 48회정도 회전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마무리투수 후지카와 큐지(34·시카고 컵스)의 직구가 46회정도 회전하는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다. 회전이 많은 직구는 중력의 영향을 덜 받아 공이 힘있게 날아간다. 투구 동작에도 비밀이 있다. 오승환은 투구 시 잠시 멈췄다가 공을 뿌린다. 하체와 몸통이 그 시간을 버텨낸다. 그리고 하체와 몸을 이용해 릴리스 포인트를 최대한 앞으로 끌어당겨 타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선동렬 KIA 감독이 "오승환의 직구가 다른 투수들의 직구보다 위력적이다"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Q. 슬라이더는.
A. 지난 시즌 오승환은 최고 시속 145km짜리 고속 슬라이더를 종종 던졌다. 이를 처음 본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신무기를 장착한 줄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류 감독은 "그간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처음부터 휘어지면서 들어왔다. 그러나 어제 던진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들어오다 마지막에 휘어지더라. 타자의 몸이 완전히 빠질 정도로 많이 휘었다. 더그아웃에서 보다가 깜짝 놀라서 투수 코치에게 '무슨 공이냐'고 물어봤다. 슬라이더라고 하길래 '신무기가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구속에 따라 130km대 일반적인 슬라이더와 140km 초반대 고속 슬라이더 두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오승환의 고속 슬라이더를 본 전문가들은 컷패스트볼이라 분류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승환의 슬라이더에는 속도 차이는 있어도 그립 차이가 없다. 그래서 오승환은 이를 '슬라이더'라고 부른다.
Q. 그동안 구종 추가 노력은 없었나.
A. 2012년 삼성 스프링캠프에서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다들 내 직구가 좋다고 하시지만, 사실 직구는 언제든 맞을 수 있는 공이다. 정직한 포심 패스트볼과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내가 던질 수 있는 공이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공 하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원심 패스트볼을 연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원심 패스트볼은 실밥 하나만 검지에 걸쳐 던진다. 공이 회전할 때 실밥 한 쪽만 공기의 저항을 받는다. 검지에 힘을 실어 우타자 몸쪽으로 흐르게 한다. 원심 패스트볼은 다루빗슈 유(28·텍사스)가 니혼햄 시절 승부구로 구사했다고 밝히면서 '구종'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루빗슈는 "원심은 싱킹 패스트볼의 일종이다. 땅볼 혹은 헛스윙 유도에 좋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실전에서 이 공을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또 가끔 '슬러브'에 가까운 커브를 던지기도 했지만, 이 역시 주무기는 아니었다.
Q. 구종 추가에 대한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의 반응은.
A. 일본 요미우리에서 활약했던 정민태 롯데 코치는 지난해 12월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일각에서는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직구가 워낙 힘이 좋기 때문에 슬라이더는 보여주는 공으로 던지고, 직구로 승부하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떨어지는) 싱커를 섞어 던지면 효과적일 것이다"고 했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역시 여러차례 포크볼과 같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한신의 나카무라 단장은 지난해 12월 오승환의 입단식에서 "지금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으로도 일본에서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바 있다. 일본 기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단순한 구종에 대해 한국에서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일본에선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직구 위력에 달려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산케이스포츠의 토치야마 나오키 기자 역시 "후지카와도 프로 데뷔 초기 직구와 포크볼 두 가지 구종으로 주로 승부했다. 일본에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Q. 구종 추가 필요한가.
A.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오승환의 구종 실험 사실이 알려지자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스포츠호치는 '오승환이 삼성 시절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에게 변화구의 중요성을 배웠다. 일본에서는 변화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역시 지난달 26일 '오승환이 시속 90㎞대 느린 커브를 던졌다. 한국에서 최고 시속 157㎞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해 온 마무리 투수가 새로운 구종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실전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많지 않아보인다. 지금까지 보도를 종합해보면 오승환은 실전 피칭 단계가 아닌 캐치볼과 가벼운 불펜 피칭에서 여러 구종의 그립을 잡아본 것에 불과하다. 일본 매체의 성급한 보도일 가능성이 높다. 또 오승환은 지금까지 여러번 "구종 추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왔다. 직구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점을 막아야 하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완성이 되지 않은 공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