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28·전 KIA)은 13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계약기간 3년에 총액 575만 달러(61억1000만원)을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신체검사 뿐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트레이드나 FA(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할 때 일반적으로 피지컬 테스트를 실시한다. 하지만 볼티모어의 피지컬 테스트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11년 12월 2년간 총액 815만 달러(약 87억원)에 볼티모어와 계약한 일본인 투수 와다 쓰요시가 2012년 시즌 초반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이후 빅리그 마운드에 한 번도 서지 못하고 지난해 방출됐기 때문이다. 윤석민도 어깨와 팔꿈치 부상 경력을 안고 있어 볼티모어의 '꼼꼼한' 신체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에게 피지컬 테스트에 대해 들어봤다.
-신체검사란 주로 어떤 검사를 말하나.
"기본적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짧게는 3~4시간, 길면 6~7시간까지 걸린다. 특히 투수 같은 경우에는 어깨나 팔꿈치는 CT검사나 MRI 촬영까지 다 한다. 사실 운동을 오래한 선수들 보면 어딘가 안 좋은 곳은 다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을 감안은 하지만 상태가 향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면 피지컬 테스트에서 브레이크를 건다. '이 선수는 부상의 위험도가 높다' 등 이런 쪽으로 나오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건강검진과는 다르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기본적인 건 다 본다. 신장이나 몸무게부터 시작해서 다 본다. 선수들이 부상을 잘 당하는 부위가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본다. 특히 윤석민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부상이 있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그 쪽은 더 구단에서 자세하게 들여다볼 여지가 있다."
-구단별로 피지컬 테스트의 방식이 다른가.
"기본적인 건 비슷하다. 구체적인 건 구단 별로 조금씩 다르다. 조금더 강하게 보는 곳도 있고, 기본 적인 것만 볼 수도 있고. 구단 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고 기본적인 선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채태인 등 국내 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갔던 선수들은 이런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가니 마이너리그 팀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런 점도 있고, 또 구단마다 다르다. 어떤 선수가 뛰는 걸 보고 의문이 든다면 피지컬 테스트를 요구를 한다. 그럴 때는 자신들이 지정한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추신수(32·텍사스)처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간 선수 같은 경우에는 괜찮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그 선수가 뛰는 걸 면밀히 봤으니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면 그런 것 없이 간다."
-선수 마다 차이가 있는 건가.
"구단이나 선수 환경이라든가 이런 것에 따라서 다르다. 윤석민은 나이도 스물여덟인데 국내리그도 뛰었었고, 부상도 있었고 하니.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트레이드나 새로 계약을 할 때는 대다수가 피지컬 테스트를 받는다. 거의 예외없이 한다고 보면 된다. 그건 (FA 계약한) 추신수도 마찬가지였고, 트레이드가 되거나 새로 계약을 할 땐 피지컬테스트를 한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소모가 되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미 몸을 사용하고 있고, 소모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체크를 한다. 구단에서 봤을 때도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버티고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자기 몸을 혹사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모든 트레이드나 기존 선수와 계약을 할 때는 어떤 형태든 신체검사는 있다고 보면 된다."
-볼티모어의 피지컬 테스트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검사를 더 많이 하는 등 검사하기가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검사 결과를 보는 기준이 더 높은 것인가.
"내가 볼 때는 현재 상태라면 기준이 높다고 봐야 한다. 그 이유가 그랜트 발포어(37)라는 마무리 선수가 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다. 아무래도 연령대가 높은 선수가 부상의 위험도 크다. 볼티모어가 (지난해 말) 이 선수와 계약을 할 것처럼 했는데 피지컬테스트를 봤는데 탈락이 됐다. 그런데 이 선수가 결국 탬파베이와 계약을 했다. 이게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이쪽 팀에서 안 된다고 했으면 저 쪽팀도 더 자세하게 볼 수 밖에 없지 않나(하지만 탬파베이와 문제 없이 계약을 했다). 물론 이런 상황도 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피지컬테스트를 해서 그걸 핑계로 그럴 수도 있긴 하다. 어쨌든 공교롭게 이런 사례가 나왔다. 지금 윤석민은 큰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계약 합의가 되고 피지컬테스트는 언제쯤 진행이 되나."
"이렇게 합의가 되고 공식적인 발표가 나왔을 때는 계약서 사인하는 건 순식간이다. 메이저리그도 투수들 같은 경우에는 각 팀 마다 차이는 있지만 2월15일 전후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빨리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