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주전 안방마님 경쟁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재원(26)이 지긋지긋한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16일부터 중국 광저우 캠프에서 퓨처스(2군) 선수들과 담금질을 하던 이재원은 7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박경완(42) 퓨처스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입국 날짜는 오는 10일이지만 시범경기 일정(8일 시작)에 맞추기 위해 한동민(24)과 함께 귀국날짜를 당겼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다. 스스로가 "전혀 이상이 없다. 정상"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10월27일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서 골절됐던 왼 손등 부상도 다 나았다. 성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상무와 광저우에서 치른 첫 번째 연습경기에서 2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도 3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렸다. 무결점 타격이었다. 수비에서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도합 9이닝을 책임졌다. 우려했던 부상 부위의 울림이나 통증은 없었다. 이재원은 "엔트리에만 들어간다면 개막전 출전도 무리없다"고 자신했다.
사실 이재원은 1군이 훈련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합류도 가능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그는 "(재활군의 사이판 훈련을 마치고) 오키나와를 갈 수 있는 몸 상태였는데 지난해 범했던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깨달음이었다. 이재원은 2012년 11월 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왼손 유구골 부상을 입었다. 그해 12월 골절된 부위에 핀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염증이 생기고, 팔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 재수술을 받았다. 재활 끝에 5월에야 뒤늦게 1군에 올라왔지만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했다. 통증이 느껴지는 손바닥을 붕대로 감고 타격을 하는 등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광저우 캠프는 2군 캠프여서 훈련양도 많고 그래서 옛날 생각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떤 이재원은 "지난해도 (비슷한 상황을 겪어봐서 그런지) 조급한 마음은 없다"며 "(부상 없이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고 반가워했다. 부상 탓에 지난해 69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는 악전고투 속에서 타율 0.252, 8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커리어 최고였다. 풀타임으로 출전할 경우 두 자릿수 홈런에 60타점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 자질을 입증했다.
조인성(39)-정상호(32) 2인 체제로 굳어지는 듯 했던 SK 주전 포수 경쟁에 부상에서 회복된 이재원이 제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잘 치러봤으면 좋겠다"는 이재원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