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선수들은 이름이 없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명 2루수 안형권만 이름이 또렷하게 박혀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날 경기는 KBO가 관장하는 공식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규정을 무조건 준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식경기에서는 어떨까.
야구 규칙은 "리그는 소속한 팀의 유니폼 등에 선수의 이름을 붙이도록 규정할 수 있다. 본명이 아닌 별명을 쓰려면 총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름을 붙이기로 확정하면 팀 전원이 예외 없이 유니폼에 붙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소 모호하다.
KBO 관계자는 "선수를 구별하기 위해 배번은 꼭 붙여야 하지만, 이름의 경우 특별하게 규정하는 것은 없다. 이름을 꼭 붙이지 않아도 된다"며 "유니폼에 관한 규정은 한·미·일 공통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경우 홈·원정 유니폼 모두 선수 이름이 없으며, 보스턴 등 몇몇 구단도 선수 이름이 없는 유니폼을 쓰고 있다.
고양 관계자는 "최근 유니폼 후원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됐다. 앞으로 유니폼은 팀 자체 운영비로 충당해야되는 상황"이라며 "이름을 붙이는 것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팀 특성상 선수 이동이 많다보니 1~2달 쓰고 유니폼을 버려야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절약 차원에서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박힌 유니폼을 입은 안형권은 2011년 고양에 입단했다. 고양 선수단 가운데서 가장 오랫동안 팀에 소속된 선수다. 고양 관계자는 "아마도 유니폼을 잘못 입고 온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