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의 형제간 분쟁이 재연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은 24일 아시아나항공에 공문을 보내 박삼구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총수익맞교환(TRS·Total Return Swap) 거래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보유중인 금호산업의 지분을 TRS방식으로 매각키로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화(지분율 12.6%)는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 금호산업에 790억원, 금호타이어에 240억을 지원하도록 결정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제동을 걸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박 회장의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금호석화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이 의도적인 ‘그룹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한 거래는 채권단과의 협의 하에 진행 사안"이라며 "금호석화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25일 밝혔다.
또 박삼구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이미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상태에서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등기이사(대표)를 맡는 것이 타당하고 자연스럽다는 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25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석유화학협회 사장단 조찬 모인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형(박삼구 회장)과 화해는 불가능 하다”며 화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박찬구 회장은 “형이 검찰을 손댔기 때문에 루비콘강을 지나버렸다”며 "형이 다 지휘를 했는데 하루아침에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박찬구 회장은 회삿돈을 임의로 빌려줘 손실을 입게 한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1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박삼구 회장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을 들어 화해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 등기임원으로 복귀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형이 마음을 못 비우는 것 같다”며 “노욕을 못 버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을 잘 운영했다면 몰라도 본인이 항공을 경영해 잘 안 되는 상태”라며 “주주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책임을 지는 것은 뒷선으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