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가 26~3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다. 여자 싱글은 27일 쇼트 프로그램, 29일 프리 스케이팅으로 순위를 매긴다. 소치 겨울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김연아의 뒤를 이어 누가 차세대 피겨 퀸으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는 불참한다. 소치올림픽에서 쇼트·프리 합계 224.59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획득했던 소트니코바는 세계선수권 대신 다음달 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에 참가한다. 반면 다른 톱랭커들은 모두 출전한다.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를 비롯해 올림픽 톱10 중 8명이 나선다.
앞으로 세계 피겨계를 이끌 10대의 도전이 거세다. 소치올림픽 4위 그레이시 골드(19·미국), 5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는 세계선수권 첫 우승을 노린다. 골드는 지난해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해 쇼트·프리 합계 184.25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지난 1월 전미선수권 1위(211.69점), 지난달 소치올림픽 4위(205.53점)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소치올림픽 때 단체전에서 러시아의 우승을 이끌었지만, 여자 싱글에서는 잇단 실수로 5위에 머물렀던 리프니츠카야는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전한다. 올림픽 때처럼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리프니츠카야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러시아 RBC-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정신적으로는 많이 회복됐다. 세계선수권을 통해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소트니코바를 대신해 러시아 대표로 나서는 안나 포고릴라야(16)도 다크호스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 3위에 오른 뒤, 올 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포고릴라야는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에서 쇼트·프리 합계 178.62점을 기록, 소트니코바(174.70점), 코스트너(173.40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소치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1998년생 동갑내기 리프니츠카야와 함께 러시아 피겨의 미래로 꼽힌다.
소치올림픽에서 합계 198.22점으로 6위에 그쳤던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세계선수권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마음을 정리한 뒤 생각하고 싶다"며 은퇴에 대한 말을 아끼지만 이번 대회가 피날레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8·2010년에 두차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던 아사다는 "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실수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억울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쇼트와 프리 모두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 싶다. (나를 응원한 팬들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김연아와 함께 소치올림픽에 나섰던 김해진(17·과천고), 박소연(17·신목고)이 출전한다. 지난 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4대륙대회를 통해 성인 무대에 나란히 데뷔했던 이들은 소치올림픽에서 나란히 16위, 2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10위권 이내 진입을 목표로 올림픽 후에도 태릉빙상장에서 훈련했다. 한국으로서는 김연아의 공백을 실감하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