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에게 조용준 (35·MBC SPORTS+)은 아직 ‘해설위원’이라는 직함보다 ‘조라이더’라는 별명이 더 익숙할듯하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라면 더욱 그러하다. 조위원은 원반처럼 휘어져 들어오는 ‘명품’ 슬라이더로 2000년대 초반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현대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지금은 넥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지만 조위원의 넥센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사실 초창기 넥센을 싫어했다. 기업적 논리로만 구단이 운영 되는것 같아 현대 출신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후엔 점점 야구를 소중히 하면서 현재는 누구나 4강을 의심하지 않는 강팀이 되었다”고 말했다. 1일 넥센-두산전이 열린 목동구장을 찾은 조위원과 넥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4시즌 넥센의 타선이 무시무시하다.
“역시 투수진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님도 ‘투수가 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손승락이 잘 버텨주겠지만 선발과 중간투수들은 더 힘을 내야할듯 하다.”
- 손승락은 30일 SK전에서 부진했는데. (⅓이닝 2실점)
“사실 (손)승락이가 경기후 전화를 걸어와서 조언을 해줬다. 내가 현역시절 겪었던 것과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있더라. 다행히 스스로 정답을 알고 있었다.”
- 손승락을 제외하고 투수진에서 기대가 되는 선수가 있다면.
“김영민이다. (김)영민이는 가진 게 참 많은 선수인데 그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얼마전 (김)영민이와 커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까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더라. 올 시즌에는 ‘큰 맘 먹고’ 투구폼도 바꿨으니 자기만의 공을 던지다보면 언제든 좋은 성적을 낼 선수이다”
- 외국인 선수 나이트는 제 몫을 해줄까.
“지난 시즌에는 아내의 출산 문제 때문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올해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다.”
- 후배들에게 투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인가.
“코치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기술적인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마운드에 섰던 선배 ‘형’으로서 정신적인 조언을 해준다.”
- 구속은 빨라도 제구가 맘대로 되지 않는 젊은 투수가 너무 많다. 조언을 해 준다면.
“투수들은 보통 제구의 ‘영점’을 잡을 때, 포수나 타자 중 한명을 기준으로 한다. 포수의 미트를 보면서 ‘이쯤에다 던지자’ 라고 하거나, 타자의 팔꿈치 앞이나 무릎 앞쪽을 보면서 ‘저 정도에 던지자’라고 조절하는 것이다. 조언을 하자면 포수와 타자 양쪽 모두를 기준으로 ‘영점’을 잡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공의 ‘높이’는 타자를 기준으로 하고 ‘방향’은 포수를 중심으로 해야한다. 포수의 미트를 ‘종착점’이라고 보고 타자의 팔꿈치 앞쪽을 ‘경유지’로 삼아 두 단계로 나뉜 궤적을 상상하며 던지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올 시즌 판도를 예상해 본다면.
“전력 평준화로 그 어느때보다 ‘오리무중’인 시즌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겠지만 결국은 넥센과 삼성의 2강 구도가 되지 않을까. 삼성은 임창용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면서 무시무시한 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