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라는 말이 사라질 판이다. 삼겹살 1근 가격이 호주산 수입갈비보다 비싼 지경에 이르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34.6% 급등한 100g 당 1929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최고가였던 1917원을 이미 돌파한 것으로 역대 최고가 수준이다.
특히 녹차 삼겹살이나 무항생제 삼겹살, 제주 삼겹살 같은 일명 ‘브랜드 삼겹살’은 가격이 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제주도 흑돼지 브랜드 ‘제주마씸’은 삼겹살 값이 1근당 2만4000원에 달하며, 농협안심한돈도 1근당 2만2800원을 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삼겹살이 한우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롯데마트가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이용 한우등심 가격은 1팩(500g)당 2만8000원 정도로 삼겹살과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호주산 쇠고기가 1근에 1만3800원인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2만4000원을 넘나드는 브랜드 삼겹살이 60~70% 정도 비싸다.
통상 삼겹살 가격은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5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7~8월 연중 최고가를 찍는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3월부터 가격 상승이 본격화해 예년보다 2~3개월 상승세가 빠른 편이다.
전문가들은 돼지유행설사병(PED)으로 돼지고기 공급량이 급감한데다 봄 나들이가 크게 늘면서 수요가 폭증해 삼겹살 가격이 오른 것으로 설명했다.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브랜드 삼겹살은 30%이상 가격이 올랐다"며 "일반 정육점 삼겹살의 2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앞으로 삼겹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돼지고기 가격안정을 이유로 모돈(새끼 낳는 어미돼지)을 크게 줄인 것이 최근 삼겹살 급등의 원인”이라며 “휴가가 본격화하는 올 여름에는 삼겹살 가격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