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14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박지성 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박지성은 “다른 선배들이 은퇴할 때 우는 것을 보며 나도 눈물이 날까 생각했는데 어제도 오늘도 눈물은 안 나오더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7월27일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식을 올린 뒤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한국축구와 스포츠에 발전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러려면 내가 뭘 준비해야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소감은.
“오늘은 공식적으로 이번 시즌 은퇴한다는 걸 말씀드리려고 한다. 또 결혼식을 하게 됐다. 7월27일이다. 결혼 기자회견을 따로 할 생각은 없다. 이번 시즌 동안 은퇴한다 안 한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2월부터 은퇴를 생각했다. 무릎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상태를 내가 인지하고 있는데 다시 팀에 들어가서 할 수 없을 것 같아 은퇴를 결심 하게 됐다. 특별히 후회가 되지는 않는다. 부상을 안 당했더라면 하는 생각은 있지만. 은퇴가 섭섭하거나 눈물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 은퇴 기자회견 많이 봐 왔는데 저도 눈물이 날까 했는데 어제도 오늘도 눈물이 안 나온다. 축구선수 생활하는 데 미련이 없다. 제가 후회 없이 즐겼고, 원했던 경력보다 더 좋은 결과 얻어서 그런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셨고 그 성원에 힘입어 좋은 선수 생활했던 것 같다. 감사하다. 비록 이제 축구선수 박지성의 인생은 여기서 끝이지만 많은 분들에게 받은 사랑 돌려드리고 제가 도움 줄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고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인생 살아가겠다.”
-박지성이 없는 월드컵이 다가온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이미 월드컵 경험한 선수들도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경기력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현재부터는 부상 조심하고 컨디션 조절 잘 하는게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 한다.”
-지도자나 행정가 중 미래의 모습은?
“지도자를 할 생각 전혀 없다고 누누이 밝혔다. 그래서 지도자 자격증도 없다. 할 수도 없다. 지도자 이외의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행정가를 꿈꾸는 것은 사실이지다. 어떤 식으로든 한국 스포츠에 도움이 될 일 하기 위해 뭐 준비할지 생각해야 하니 시간은 많이 걸릴 것이다. 그 때까지는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과거 단 한 순간을 즐기고 싶다면 ?
“단연 2002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되는 게 꿈이었고 월드컵 나가는 게 꿈이었다. 그 때는 막내라서 부담도 없었고 다른 생각 없이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클럽에서의 순간은
“각 소속 팀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어 고르기가 어렵다. 04-05시즌 에인트호번 시절이 기억 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마지막 우승했던 때와 일본에서 마지막 시즌도 생각이 난다. 이번 마지막 시즌은 좋은 성적 남기지는 않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 중 하나만 고른다면?
“단연 국가대표다. 또 하나 고르라면 퀸즈파크레인저스다. 거기서 잘 하는 모습 보여주고 끝내고 싶은 마음에 그렇다.”
-고별경기는 언제가 되는 것인가?
“7월25일 프로축구연맹과 함께 자선경기를 할 계획이다. 당연히 K리그 선수들과 함께 할 것이고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의 중이다. 제 생각에는 그 경기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보여주는 경기가 될 것이다.”
-자신에게 몇 점 줄 것인가?
“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다. 너무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7점 정도 주고 싶다.”
-월드컵 앞두고 상대국 분석을 해 준다면.
“8강 목표 당연하다. 우리가 이미 원정 16강을 들었으니 그 위의 목표를 잡는 게 맞다. 지금의 대표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은 많지 않지만 이미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서 좋은 결과 얻었다. 그룹예선 첫 경기가 중요하다. 첫 경기 이기면 상승세 타고 분명 좋은 결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믿음이 가는 선수라는 느낌 받았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다. 그런 생각 가지신 분이 있다면 제가 정말 좋은 선수였구나 생각이 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