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투표 현장 가보니…“지방선거 능가하는 열기”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를 결정하는 투표가 실제 선거를 방불케하는 열기 속에서 치러졌다.

MBC '무한도전-선택 2014' 차세대 리더 선거 본 투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영등포구 MBC 본사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 투표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현장에 나와 실제 투표와 똑같은 엄격한 절차를 거쳐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경 MBC 투표장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현장에 나온 직장인과 학생 등 몇십명이 차도까지 길다랗게 줄을 서 열기를 짐작케 했다. 이들은 진행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먼저 투표소 바깥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선거인명단에 이름과 나이 등을 적었다. 이후 건물 안으로 들어가 투표용지를 수령한 뒤 4 줄로 서 차례를 기다렸다. 기표소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후보 이름 옆에 도장을 찍은 뒤 투표함에 집어넣고 퇴장하는 등, 어느 하나 빈틈없이 투표를 진행했다.

특히 실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 진행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투표 용지를 나눠주고 다음 순서를 안내하는 등 능숙한 진행을 보였다. 또한 "투표소 안에서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라고 끊임없이 외치며 정정당당한 선거를 유도했다. 실제 기표소 안에 쓰여져 있는 '투표소 촬영금지,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무도' 스태프들도 곳곳에서 안내 요원으로 활약했다. 출구조사를 하던 한 스태프는 "현장에 안내요원 5명, 카메라맨 2명 등 총 7명 정도가 나와있다"며 "이 선거의 취지 중 하나는 올해부터 선거법이 바뀌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주자는 것이다. 실제 선관위 직원들을 투입한 것도 그런 의미"라고 전했다. 이에 선관위 직원은 "'무도'와 함께 국민들에게 달라진 선거에 대해 재미있게 관심을 유도하고자 했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최초로 사전투표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또한 기표대 가림막이 없어지고 옆으로 배치되는 점 등을 ('무도'에도) 그대로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날 선거인명단에 적힌 투표자들 중에서는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 실제 '무도'의 시청자층과 겹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근무중이라는 김수미(28)씨는 "평소에도 '무도'를 즐겨보는 편인데, 내가 투표를 해서 프로그램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다"며 "'무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홍철을 찍었다"고 밝혔다. 대학생이라는 이선진(24)씨는 "정형돈이 아이디어가 좋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김태호PD와 유재석·정형돈·노홍철 등은 오전 9시경 동대문 투표소에서 각자 한 표를 행사했다. 또한 앞서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17일~18일 이틀 간 총 8만 3000여 명의 시청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22일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무도' 제작진은 앞서 사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유재석·정형돈·노홍철 세 사람으로 압축했다. 이중 당선된 멤버는 향후 10년 동안 '무도'의 아이템 선정과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원호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