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팀의 에이스' 김경중(23·SC캉)이 시련을 딛고 돌아왔다. 지난 24일 고려대 녹지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후배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왔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날은 고려대와 연세대의 2014 U리그 제4권역 5라운드가 있던 날이다. 학창시절 김경중은 장난기 가득했던 선수였다. 기자들을 만나도 항상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이날 그는 담담했다.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성격도 변한 것 같다"는 그는 성숙해져 있었다.
지난 2011년 보르도로 이적한 2012-2013시즌에는 캉으로 팀을 옮겼다. 캉에서 두 번째 시즌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3-2014시즌을 앞두고 몸상태가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 김경중은 "리그 경기를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에서 득점을 올렸다. 컨디션이 좋았는데 개막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했다"고 떠올렸다. 몸이 가장 좋을 때 재활을 해야 했다. 돌아오니 팀에는 그의 자리는가 없었다. 2군에 내려가 CFA2라는 지역리그에서 뛰어야 했다. 김경중은 "안 좋은 시즌이었다.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좌절만 있던 것은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김경중은 AC밀란(이탈리아)과의 친선경기에 나섰다. AC밀란은 필립 멕세(32)와 아딜 라미(28) 등 주축 수비수들이 모두 나왔다. 김경중은 후반 교체로 들어가 이들을 상대하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 그는 "전반을 벤치에서 봤는데 새로웠다. 감독님이 후반에 교체로 들어갈 것이라 해서 생각하면서 봤다"며 "직접 부딪혀보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자신감은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팀 소집 때 드러났다. 그의 실력은 죽지 않았다. 지난 1월 오만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을 4강에 올려놨다. 시리아와 8강전에서는 빠른 발로 백성동과 황의조의 득점을 이끌어내 주목 받았다. 한국은 그가 경고누적으로 빠진 준결승에서 이라크의 벽을 넘지 못했고 4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3-2014시즌 캉에서 김경중은 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다시 이광종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내달 1일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 평가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중은 "항상 대표팀은 들어갈 때마다 기대된다. 내 위치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며 "묵묵하게 꾸준히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26일부터 고려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할 것이다. 30일 소집될 때 최고의 몸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