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48)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국내 대표 인터넷 포털회사 중 하나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을 품었다.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시장 최강자로 우뚝 선 김 의장이 포털 시장까지 접수하게 됐다. 김범수 의장은 이제 네이버를 함께 만든 창업동지 이해진(47)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한다.
다음과 카카오는 26일 합병하고 오는 10월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병 형태는 기준 주가에 따라 산출된 약 1대 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인 카카오 주식을 합병법인인 다음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다음이 흡수합병하는 형태이지만 실제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 우회 상장하게 됐다.
양사의 합병으로 4조원이 넘는 거대 IT 회사이 탄생했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590억원이며 카카오는 3조13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어 4조1890억원의 코스닥 2위 회사가 된다.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는 김범수 의장이 된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로 개인 및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을 합해 52.3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합병법인인 다음카카오에서는 39.8%에 이른다. 14.1%로 현재 다음의 최대 주주인 이재웅(46) 창업자는 합병 후 3.4%(특수 관계인 포함)로 줄어든다.
지분가치 1조원 주식부호 탄생
김범수 의장은 모바일과 포털을 아우르는 공룡 IT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끌게 되며 약 보유주식의 가치가 1조6000억원(추정치) 이 넘는 주식 부호에 오르게 됐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1998년 한게임을 설립한 후 2000년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컴과 합병했다. 이후 NHN 대표와 NHN USA 대표 등을 맡아오다가 2008년 네이버를 떠났다. 2010년 아이위랩으로 국내 벤처업계에 복귀한 김 의장은 카카오와 케이큐브벤처스 등을 설립했으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모바일 플랫폼 최강자로 올려놓았다.
김범수 의장은 다음과의 합병으로 국내에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이 모바일에서 잘 하고 있지만 PC 기반의 인터넷 시장까지 진출하기에는 자금이나 인력면에서 역부족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국내 포털 2위 사업자인 다음과 손잡는다면 빠른 시간 내에 PC 인터넷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선다면 라인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이해진 의장과도 겨뤄 볼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합병에서 김범수 의장과 이재웅 창업자가 큰 역활을 했다"며 "카카오는 다음과 손잡고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