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을 러시아, 벨기에가 27일(한국시간) 끝난 홈 평가전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러시아는 한국의 조별리그 H조 1차전, 벨기에는 3차전 상대라 이번 평가전 내용과 결과에 큰 관심이 모아졌다. 러시아는 슬로바키아를 1-0으로 눌렀고 벨기에는 룩셈부르크를 5-1로 크게 이겼다.
러시아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닮았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 역시 강한 압박과 전 포지션에 걸친 수비가담을 중시한다. 또한 러시아도 한국처럼 빈곤한 득점력에 고심 중이다.
러시아는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경기 내내 이렇다할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다가 후반 30분 교체로 들어간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가 투입 7분 만에 헤딩슛을 터뜨려 이겼다.
냉정하게 말하면 패스의 질이나 속도 면에서는 러시아가 한국 보다 몇 수 위다. 러시아팀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한국'이라고 볼 수 있다. 안정환 일간스포츠 해설위원은 "한국과 러시아는 큰 틀에서 비슷한 스타일이다. 결국 어느 팀이 더 많이 뛰느냐에 승부가 갈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국이 러시아를 잡으려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라운드 전역에서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는 룩셈부르크와 수교 100주년을 기념한 평가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홈팬을 열광시켰다. 특히 최전방공격수 로멜로 루카쿠(에버턴)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크리스티앙 벤테케(애스턴 빌라)의 공백을 완전히 잊게하는 맹활약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주목할 부분은 벨기에의 5득점이 아닌 1실점이다. 벨기에는 최근 A매치 3경기에서 7골을 내준데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2위의 약체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또 실점했다. 수비 라인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상황에서 뒷공간을 많이 허용했다. 중앙수비수 벵상 콩파니(맨체스터 시티)는 특히 실수가 잦았다. 룩셈부르크에 골을 허용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벨기에의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이 룩셈부르크의 아우렐리아 호아킴과 공중볼을 다투는 사이 콩파니가 멍하니 서 있다가 공간을 내줬다. 이 틈을 타서 호아킴이 중거리슛으로 골을 뽑아냈다. 콩파니는 193㎝의 장신이지만 대인마크보다 지역방어에 집착해 공간을 열어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홍명보팀이 집중 공략해야 할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