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를 준비 중인 축구대표팀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일부 멤버들이 감기 몸살 증세를 보이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하자 홍명보(45) 감독이 '타임아웃'을 외쳤다. 선수단 전체에 하룻 동안의 힐링타임을 주기로 했다.
축구대표팀 관계자는 4일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 토머스대 잔디구장에서 열린 훈련 도중 취재진과 만나 "홍 감독이 5일 하루 훈련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선수단에 휴식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발생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미드필더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골키퍼 이범영(25·부산)이 감기 몸살 증세를 보여 4일 훈련에 불참했다. 두 선수 이외에 이청용(볼턴)·이용(울산)·지동원(도르트문트) 등도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 중 이청용과 이용은 러닝과 스트레칭에는 참가했지만, 뒤이어 열린 전술훈련은 불참한 채 줄곧 벤치를 지켰다.
갑작스런 환경 변화가 원인이었다. 대표팀은 지난 달 31일 전지훈련 장소인 미국 마이애미에 입성해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 담금질에 나섰다. 20시간이 넘는 긴 여정을 거쳐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한 뒤 곧장 -13시간(한국시간 기준)의 시차 적응에 나섰다.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과 70%대의 습도가 만든 찜통더위, 이따금씩 쏟아진 열대성 폭우 등 환경적 요인들도 있었다.
강도 높은 훈련 또한 선수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대표팀은 2일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하는 등 멤버들의 지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무더위에 조속히 적응하고자 선수들이 숙소에서 에어컨을 틀지 않고 일부러 땀을 많이 흘린 것 또한 체력 부담을 가중시켰다.
대표팀 관계자는 "당초 홍 감독은 5일 비공개 훈련을 통해 전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환자 발생 소식을 전해 듣고 긴급히 일정을 바꿨다"면서 "본선 개막이 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선수단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