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질-크로아티아의 개막전부터 도마에 올랐다. 일본인 니시무라 유이치(42) 주심이 브라질 프레드의 할리우드 액션에 속아 브라질에 페널티킥을 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멕시코는 14일 카메룬 전에서 두 번이나 그물을 흔들었지만 석연찮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모두 노골 처리됐다. 2010 남아공월드컵 부심이었던 본지 해설위원 정해상(43) 국제심판과 이번 논란을 짚어 봤다.
Q : 문제가 된 장면들을 어떻게 보나.
A : 경기 후 심판끼리 판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멕시코-카메룬 전의 콜롬비아 심판들은 이번이 첫 월드컵이라 긴장했던 것 같다. 이 정도만 말하겠다.
Q : 큰 대회에서 연이어 판정 논란이 나올 때 심판들의 심정은.
A : 월드컵 심판들은 대회 기간 본부에서 함께 생활한다. 경기 전날 배정받은 도시로 갔다가 경기 다음날 돌아온다. 본부에서는 매일 모든 심판들이 참여하는 브리핑이 열려 잘한 판정, 잘못한 판정을 분석한다. 그러나 심판들은 브리핑 전에 이미 자신의 경기를 다 본다. 뭘 잘했고 잘못했는지 스스로 안다.
Q : 니시무라 주심이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항의에 일본어로 말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국제심판이 영어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셌다.
A : 말도 안 된다. 나는 니시무라와 2007년 17세 이하 월드컵부터 남아공월드컵까지 주·부심으로 3년 이상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어에 능통하다. 일본어로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장담한다. 니시무라는 원칙주의자다. 평소 술과 담배는 입에도 안 댄다. 체력관리도 철저해 담당 의사까지 따로 둬 쉬는 날 병원을 찾아 건강을 늘 체크한다.
Q : 아시아 심판의 역량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A : 정반대다. 니시무라는 아시아 심판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남아공월드컵 때 니시무라와 내가 포함된 그룹을 포함해 아시아 심판이 4그룹 참가했다. 우리 그룹은 8강전을 포함해 4경기, 우즈베키스탄(라브샨 이르마토프) 주심이 속한 그룹은 개막전과 4강전 등 5경기 심판을 봤다. 브라질월드컵 참가심판이 90명(주심 33 부심 57)이다. 보통은 2경기, 많아야 3경기를 본다. 첫 경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다음부터 아예 배정을 못 받는다. 월드컵에서 4~5경기를 봤다는 건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시아 심판 실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이 덕분에 브라질월드컵에는 아시아 심판이 1그룹 늘어 5그룹이 참가했다. 심판 세계에서도 유럽, 남미 출신들이 콧대가 높은데 남아공월드컵 후에 아시아 심판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도 예전에는 아시아 심판을 은근히 무시하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