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노경은은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2-5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지환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정성훈과 이진영을 잇따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졌다. 노경은은 8회에도 선두타자 이병규(번호 7)마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채은성과 조쉬 벨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실점했지만, 최경철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노경은이 위력을 찾아가는 것 같다"며 모처럼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노경은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모처럼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공"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구 밸런스가 나쁘지 않았다. 비록 연속 안타를 맞아 실점했지만,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내 투구 밸런스가 조금은 돌아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은 100% 만족할 수 없다. 좀 더 좋은 투구 밸런스를 찾아야 한다. 팀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빨리 밸런스를 되찾아 선발로 복귀하고 싶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노경은은 투구 밸런스를 설명하면서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여줬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않을 때는 상체가 크게 숙여지면서 공 놓는 시점이 일정치 않다고 했다. 반면 투구 밸런스가 좋을 때는 하체에서 힘을 전달받아 짧은 임팩트로 공을 뿌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 주장하는 '하체를 쓰지 않는 투구'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나도 나름대로 하체를 쓰고 있다"며 "100% 상체로만 던지는 건 불가능하다. 투구 폼 때문에 그런 얘기를 듣는 것 같다"고 했다.
노경은은 기술적인 부문을 고쳐나가는 것과 동시에 정신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 유명 인사를 만난 일화를 알려줬다. 노경은이 만난 사람은 장경동 목사로 개그맨 못지 않은 유머 감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독교를 믿고 있는 노경은은 친구의 소개로 장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됐고, 이후 따로 만나 상담을 받았다. 장 목사는 노경은에게 '다윗과 골리앗' 일화를 들려주며, '담대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노경은은 "장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걸 공감하고, 깨달았다"며 "결국 내가 헤쳐나가야 한다. 빨리 이전 모습을 되찾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