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는 윤규진(30)과 이태양(24)은 '정민철 키즈'다. 두 선수는 나란히 정민철(42) 한화 투수코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윤규진은 정민철 코치의 대전고 후배, 정민철 코치가 현역 시절 달았던 55번을 이어받았다. 정민철 코치는 1992년 한화에 입단해 55번을 달고 한국시리즈 우승(1999년)까지 기여했고,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 진출했다가 복귀한 뒤로는 23번을 달았다. 이후 23번은 정민철의 은퇴 이후 영구 결번됐다. 55번을 윤규진이 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윤규진이 군대를 간 사이, 2012~13년에는 55번을 이태양이 등뒤에 달고 뛰었다. 이태양은 어릴 적부터 정민철 코치의 피칭을 흠모했고, 자신의 우상으로 삼았다. 윤규진이 제대 복귀하자, 55번은 원래 주인이었던 윤규진으로 돌아갔다. 55번을 선배에게 넘겨준 이태양은 올해부터 '55'를 뒤집은 숫자인 22번을 달고 있다. 22번도 정민철 코치가 추천한 번호라고 한다. 이태양은 정민철 코치가 찍어준 22번에 만족했다.
정민철 코치는 번호만 물려준 것이 아니라, 이태양의 성장과 윤규진의 호투에 많은 도움을 줬다. 스프링캠프에서 이태양에게 독서를 권유해 마운드에서 여유를 갖게 했다. 윤규진에겐 투구 밸런스, 경기 운영 등 조언으로 마무리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최근 2경기 연속으로 22번 이태양의 선발 7이닝 호투에 이어 55번 윤규진의 2이닝 깔끔한 마무리로 한화는 승리를 따냈다. 요즘 정민철 키즈인 윤규진과 이태양의 호투는 벤치에 있는 정민철 코치를 웃음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