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울프 12경기 째 무승.. 이만수 "다 감독 잘못"
SK 외국인 투수 울프(32)가 12경기 째 무승을 이어갔다. 1~2선발을 맡아줘야 할 외인 투수가 시즌 내내 단 1승에 그치면서 SK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만수(56) SK 감독은 "울프를 포함해 최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은 모두 감독의 책임이다. 정말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스러울 뿐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울프는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2피안타 4탈삼진 3볼넷 5실점 했다. 팀이 0-5로 뒤지던 6회를 끝으로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한채 강판된 그는 지난 4월5일 한화전에서 시즌 첫 승리(2패)를 챙긴 후 제자리걸음 중이다. 9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최하권 성적이다. 이번시즌 총 13경기에 나서며 3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실점 이하)에 그쳤다. 날이 더워지면서 페이스가 더 떨어지고 있다. 울프는 지난 3일 NC전에서 4이닝 8피안타 7실점 하며 패전 멍에를 썼다.
이날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1~4회 까지 매이닝 선두 타자를 내보냈다. 0-0으로 맞선 2회 나지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안치홍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이어 이종환에게는 우월 2루타를 맞고 또 한 점을 헌납했다. 울프는 3회에도 추가 2실점 하며 초반부터 승기를 내줬다.
팀이 0-4으로 뒤진 6회에는 김주형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초구 시속 133㎞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밋밋하게 제구됐다. 김주형이 받아친 타구는 115m를 날아 좌측 담장을 넘겼다. 울프는 답답한 듯 더그아웃에 들어와 자신의 글러브를 바닥에 던졌다. 투구수는 103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8㎞였고, 투심과 커브, 체인지업을 섞었지만 위력이 없었다. 울프는 7회 엄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K는 이번시즌 외국인 선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레이예스(2승 7패 평균자책점 6.55)는 부진 끝에 퇴출됐다. 메이저리그에서 135홈런을 기록한 스캇(타율 0.267, 6홈런 17타점)은 벌써 3번째 2군행 버스에 올랐다. 그사이 SK는 8위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 선수들의 잇단 부진에 이어 촘촘했던 수비마저 연일 실책을 저지르며 위기에 처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팀 분위기는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하지만 성적이 나지 않아서 밖에서 비치기에 다소 안좋게 보여질 수 있는 듯하다. 선수들 모두 경기를 잘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성적이 나지 않아 죄송하다"고 했다.
인천=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