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광고계 모델 기용이 뚜렷한 '양극화'양상이다. 전지현·김수현·김연아 등 '특A'급 모델군과 더불어 김보성·조윤호·이국주 등 웃음 코드로 중무장한 일명 B급 코드의 시장으로 양분화됐다. 중간에 낀 애매한 이름값의 연예인들이 설 자리를 잃은 모양새다. 광고 에이전트 윤설희씨는 "애매모호한 모델을 기용해 큰 효과를 보지 못할거면 차라리 재미있고 화제될만한 모델로 이미지 전화를 하는 게 광고계 추세다. 광고주들이 특A가 아닐바엔 튀는 걸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으리' 김보성부터 '끝' 조윤호까지
한 곳을 꾸준히 파니 유전이 터졌다. 김보성의 인기는 20여년째 주야장천 강조한 '의리' 덕분. 올초 이민호와 함께 화장품 이니스프리 동반 모델로 발탁된 후 코믹 컨셉트를 잘 살리자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비락식혜 모델로 기용되면서 '의리'가 터졌다. 광고 온에어 일주일만에 전주대비 50%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이후 에이핑크와 쇼핑몰 모델, 수지와 미용용품 모델 자리까지 꿰찼다. 지난 5월에는 한국광고협회가 발표한 모델 호감도 순위 6위에 올랐다. 이승기·김태희까지 꺾은 놀라운 성적이다. 김보성은 "방송·광고 섭외가 들어오고 있지만 의리의 진정성을 알리는 것들에만 출연한다"며 '의리'에 대한 집념도 드러냈다.
김보성의 뒤를 잇는 뉴 모델은 조윤호다. '개그콘서트'에서 '끝'으로 스타 반열에 오르며 올레·팔도 비빔면·샤프란·LG제습기 등의 얼굴이 됐다. 특유의 익살스러움을 잘 살려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광고 제품을 간략하게 '끝' 한마디로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잔상을 남긴다. '식탐송'을 부르던 개그우먼 이국주도 자신의 캐릭터를 십분 잘 살려 수지와 백설 자일로스 설탕 CF를 찍었다. 또 최근 섹시 걸그룹의 주요 시장인 온라인 게임 모델이 됐다.
▶그 많던 배우·아이돌은 어디가고
광고계는 아무래도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또 광고효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모델을 기용한다. 그 결과 톱A 클라스가 아니라면, 튀는 B급을 택하는 양극화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광고 에이전트 윤설희씨는 "특A군으로 분류되는 전지현·김수현·김연아 등이 아니라면 그 다음의 후보군에서는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정서가 많다. 따라서 광고주들도 획기적이고 참신한 모델로 눈을 돌리다보니 '핫'한 연예인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변화한 광고 시장도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지상파 TV 온에어 광고 만이 아닌 케이블용·인터넷용·바이럴용 등으로 세분화 해 타깃에 맞는 광고 모델을 쓰고 있다. 이국주의 경우도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온라인과 케이블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문화평론가 이호규씨는 "광고 시장이 중국까지 영향을 미침에 따라 내수용과 국외용 등으로 나뉜다. 국외용은 톱스타를 주로 기용하고 내수용은 화제의 인물로 시선몰이한다"면서 "광고타깃을 세분화 해 그 세대의 즉각적인 취향을 반영할 수 인물들로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