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의 인기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방송 2회 만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방송이 나가는 월요일 오후 11시부터는 프로그램명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다. 지난 14일 방송된 2회는 2.4%(닐슨 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제외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3.4%까지 치솟았다. 인기 요인은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의 나라에서 온 패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 특정 안건에 대해 입장을 나눠 토론을 펼치는 모습이 흥미롭다. 11명의 외국인 패널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 뿐만 아니라 한국 특유의 유머 코드까지 간파해 보는 이들에게 폭탄 웃음을 선사한다. 방송 2회 만에 JTBC 대표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비정상회담'에서 '보수파'를 담당하고 있는 터키인 에네스카야(30)와 중국인 장위안(30)을 만났다.
장위안(30)은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JTBC '비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잘 잡아준다. 위트와 유머를 갖췄고, 중국에서 아나운서(광동성 방송국·북경시 방송국)를 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중국인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깨트리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중국어만큼 또박또박 말하는 그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교통방송 VJ부터 강남의 유명한 중국어 학원 강사, TV 방송까지 하면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 장위안을 만나 '한국 정착기'를 들어봤다.
-한국에는 언제 왔나.
"2008년 말에 친구들이랑 여행하러 왔다가 3개월 정도 있었다. 정식으로 온 것은 2010년 초였다. 쉬면서 언어를 배우려고 왔는데, 고려대 어학당에 3개월 정도 다녔다. 이후 한국이 너무 좋아서 계속 있게 됐다."
-정착하는데 고민은 없었나.
"생각을 많이 했다. 외동아들이라서 부모님도 반대를 많이 하셨다. 대학교(길림대 문학학부 아나운서학과)를 졸업한 후 방송국에 취직했는데, 올림픽 기간이어서 하루에 15시간을 일했다. 쉬는 시간도 없이 1년 내내 일하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졌다. (모든 걸 포기하고) 과감하게 선택했다."
-'비정상회담' 첫 회 나가고 반응이 좋았다.
"놀랐다. MC가 너무 좋고, 작가님들의 아이디어도 좋아서 그런 거 같다. 녹화할 땐 NG도 거의 없다. 방송하는 게 조금 힘들긴 하지만 즐기면서 하고 있다."
-외국인이지만 다들 한국말을 잘하더라.
"테일러(미국)는 정말 똑똑하다. 난 중국 사람이어서 (사자성어를) 알아들을 수 있지만 어렵다. 동양 사람의 생각과 서양 사람의 생각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친해진다. 서로를 이해하게 되더라."
-개그우먼 이영자가 이상형이라고 하던데.
"진심이다.(웃음) 이 나이가 되면 외모에 관심이 없어진다. 착한 여자가 최고인 거 같다. 하루빨리 (이영자가) 게스트로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내가 살았던 동북지역은 음식 습관을 비롯해 여러 가지 부분이 한국과 비슷하다. 다만 어려운 게 있었다면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높임말을 하지 못했다. 선생님한테도 반말을 했고,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받침이 연속으로 들어가는 단어도 쉽지 않더라. 여기에 한국어를 여자 선생님한테 배워 말하는 게 조금 여성스럽다.(웃음)"
-방송인 홍석천의 가게에서 일했다고 하던데.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학비와 월세를 내야하니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학당이 있는) 안암 쪽에서 했는데 친구를 통해 홍석천 씨가 운영하는 태국 음식점에 가게 됐다. 그때는 연예인인줄 몰랐다."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의 결혼은 중국인으로서 어떻게 바라보나.
"현지에서도 관심이 많은 사안이다. 한국 연예인 중에서 이번에 채림도 (중국 배우인 가오쯔치와) 결혼을 하게 됐는데, 선물 교환의 의미가 있는 거 같다. 중한 관계가 더 좋아졌으면 한다."
-장위안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인가.
"이런 저런 문제가 지금은 있지만 잘 될 수 있는 나라다. 국민들의 희망이 크다. 중국은 이런 게 약간 부족하다. 인구는 적지만 한국이 더 무서운 이유다. 5000만 국민들이 잘 뭉친다. 이런 것 때문에 한국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