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빅초이'는 아직 1군에서 볼 수 없다. 그는 후반기 4강 도약을 노리는 KIA에 반드시 필요한 카드다.
최희섭(35·KIA)은 지난해 9월27일 만성 통증에 시달리던 왼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나흘가량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퇴원 후 함평의 2군 전용구장에서 재활에 몰두해 왔다. 다소 늦긴 했지만, 올 시즌 연봉 계약도 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 삭감된 1억원에 했다.
프로야구는 22일 후반기에 들어갔다. 최희섭의 몸 상태도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식단 조절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중을 15㎏ 가까이 줄였다. 무릎에 실리던 하중이 사라지면서 다시 뛸 수 있게 됐다. 최희섭은 러닝 등 기초 체력 훈련에 방점을 찍고 땀을 흘리고 있다. 날마다 다소 기복이 있긴 하지만 컨디션이 썩 나쁜 편은 아니라고 한다. 아직 타격 기술 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이르면 8월 말에서 9월쯤에는 타석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손 거포인 최희섭은 팀 전력에 필요한 선수다. KIA는 필-나지완-이범호-안치홍 등 우타자로 중심타선을 이루고 있다. 희소성 있는 좌타자이자 뛰어난 선구안을 가진 최희섭이 타선에 포함된다면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빅초이'가 잘 칠 때 팀도 승승장구했다. 최희섭은 지난 시즌 78경기에 나서 타율 0.258, 11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팀 내 비중이 컸다. 최희섭은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19, 22안타 6홈런을 몰아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KIA는 같은 기간 9개 구단 중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빅초이'가 체력 부담과 무릎 통증으로 내리막길을 걸은 5월 이후 팀도 하락세를 탔다.
상징성도 갖고 있다. 최희섭은 전 메이저리거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4년간 곡절이 많았다. 사건 사고도 있었다. 하지만 기왕 친정팀에 남기로 했다면 KIA가 어떻게든 품고 가야하는 선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타이거즈'는 최근 김상훈과 유동훈 등 2009년 우승의 주역들을 모두 현역에서 떠나보냈다.
'빅초이'의 복귀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KIA의 한 관계자는 "(최희섭이) 언제쯤 돌아갈지 우리도 알 수 없다. 재활 프로그램은 착실하게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할 때에 기약 없이 늘어지는 선수의 복귀. 선동열(51) KIA 감독의 속만 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