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33)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두산 선수들에게 케이브의 플레이를 본받으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야구의 교과서'라고 극찬한 케이브. 연합뉴스 조성환 감독대행은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취재진으로부터 전날 9회 말 케이브 타석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케이브는 22일 한화전 9회 말 무사 2루에서 평범한 1루 땅볼을 치고 전력으로 질주했다. 한화 1루수 김태연은 베이스 앞에서 공을 잡고 케이브를 기다렸다. 케이브는 곱게 당하지 않다. 기습적으로 몸을 던져 태그를 피하며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김태연이 재빨리 1루를 밟아 아웃이 되긴 했지만, 두산 동료들과 팬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을 만한 플레이였다. 기민하고 투지가 넘쳤다.
22일 9회 말 케이브가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을 해봤지만 아웃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임시 지휘봉을 잡았을 때부터 ‘허슬두’를 강조한 조성환 감독대행에게 이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말한다. ‘너희 눈앞에 책이 한 권 놓여있다. 케이브의 플레이는 야구의 교과서다. 하나하나 다 눈에 담아야 한다’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케이브는 22일 기준으로 타율 0.305(8위), 48타점(18위) 8홈런(26위)을 기록 중이다. 준수한 성적이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임팩트는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성환 감독대행은 케이브의 성실한 자세와 영민한 투지를 더 좋아한다. 농반진반으로 케이브가 KBO리그 최초로 외국인 주장이 될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얼마 전 케이브는 두산 직원 자녀의 돌잔치에 참석해 화제가 됐다. ‘가장 멀리서 온 손님’을 찾자 그는 “난 미국에서 왔다”고 말해 경품까지 받았다.
타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 열정을 보여주는 케이브는 “난 항상 그런 방식으로 뛰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야구의 교과서’라며 극찬하는 이유다.
교과서는 동료들을 가르치기만 하지 않았다. 23일 한화전에서 1회 3번타자로 나선 케이브는 한화 선발 황준서로부터 선제 우월 투런홈런(시즌 9호, 비거리 120m)을 터뜨렸다. 이어 4번 양의지도 아치를 그려 연속타자 홈런이 완성됐다. 6번 박준순도 솔로포를 더했다.
케이브는 3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2번 이유찬의 투런포에 이어 우월 솔로홈런(시즌 10호, 비거리 135m)을 날렸다. 이번에는 파트너를 바꿔 연속타자 홈런을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