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대체 용병 유네스키 마야(33)가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 선수단 상견례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댄스 신고식을 치르는가 하면, 훈련 때에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친화력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는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의 생활은 합격"이라고 전했다.
마야는 지난 26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날 훈련에 앞서 그는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라커룸에서 1군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마주선 그는 씩씩한 목소리로 자기 소개를 했다. 이후 그는 권명철 두산 투수코치에게 '한국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처음 오면 노래를 불러야한다'는 말을 듣자 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선수단이 모여있는 한 가운데로 걸어가나가 무반주로 섹시 댄스를 췄다. 마야의 예상하지 못한 댄스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
알고 보니 쿠바 출신으로 영어가 서툴고 스페인어가 익숙한 마야를 위해 칸투가 중간에서 영어를 스페인어로 통역 했는데, 그가 마야에게 '노래'를 '댄스'로 바꿔 전달 한 것이다. 낯선 한국땅에서 처음 마주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거침없이 춤을 추는 그 덕분에 선수들은 마야에게 조금 더 빨리 마음을 열 수 있었다. 권 코치는 "마야가 춤을 잘 추더라. 재미있었다"면서 "성격이 대범하고, 거침이 없다. 국내에 적응하기 좋은 성향을 지녔다"고 말했다.
훈련 중에도 마야의 친화력은 빛이 났다. 권 코치는 "내야수들과 팀 플레이를 하는데, 열정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서 훈련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마야 때문에 내야수들이 빵빵 터졌다"고 귀띔했다. 구단 관계자는 "마야가 투수진의 홍성흔 같은 존재가 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영어가 서툰 마야를 위해 멕시코 출신으로 스페인어가 능숙한 칸투가 통역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다. 칸투는 "내가 통역까지 하니까 월급을 따로 더 받아야한다"고 투덜대면서도 마야가 한국에 온 뒤 누구보다 살뜰하게 챙기고 있다. 니퍼트도 간단한 스페인어가 가능해 마야의 국내 적응을 돕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마야가 야구와 관련된 간단한 영어만 할 줄 안다. 다행히 칸투랑 니퍼트 모두 스페인어를 할 줄 안다"면서 "칸투랑 마야는 워낙 성격이 잘 맞는다. 니퍼트도 성품이 좋은 선수라 마야와 어울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팀 적응을 마쳤다면 이제는 마운드에서 그의 능력을 보여줄 차례다. 권 코치는 "마야가 미국에서 계속 몸을 만들었고, 공을 던졌다. 비자 문제 때문에 3일 동안 운동을 못했지만, 처음 팀에 합류한 날 캐치볼을 했고, 27일에는 불펜에서 36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면서 "아직 몸도 덜 풀렸고, 시차 적응이 안됐지만, 커브와 서클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움직임이 좋았다. 투심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야가 오는 29일에 한 차례 더 불펜피칭을 할 예정이다. 그의 국내 무대 데뷔전은 오는 8월1일 한화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0년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야는 빅리그 통산 16경기에 등판해 1승5패·평균자책점 5.80을 기록했다. 올해 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에서는 17경기(선발 14경기)에 나서 3승3패·평균자책점 2.63으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