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NC의 신축구장 입지가 진해가 아닌 마산으로 바뀔 분위기다. 마산 지역을 원한 NC 구단은 부지 변경을 적극 환영하지만, 통합창원시가 새 야구장 입지를 마산으로 바꿀 경우 NC 구단에 건설비용 분담을 요구해 고민에 빠졌다. NC의 신축구장 논란이 '장소'에서 '돈'으로 변해가는 모양새다.
▶입지, 역사, 명분… 마산이 낫다
창원시는 2013년 1월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를 새 야구장 입지로 발표했다. 타당성 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장소를 선정해 NC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야구계의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NC는 7·4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창원시 집행부를 향해 '모든 조건에서 차선책인 마산종합운동장에 새 야구장을 지어 달라'고 요청했다. 안상수 신임 창원시장은 지난 18일 진해지역 60여 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진해발전추진위원회를 만나 신축구장 입지를 마산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신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에는 대학 이전, 연구소 건립 등 첨단산업 기술단지를 만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진해 지역 시의원과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힘겨루기 양상이다.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 주말 창원에서 만난 택시기사 배모씨는 "개인적으로 NC 팬이고, NC가 계속 창원에 남길 원한다. 하지만 창원시가 진해에 새 야구장을 짓는다면 NC가 떠나는 것이 맞다"며 "진해가 아닌 마산에 새 야구장이 지어져야 한다. 마산은 야구 100년 역사라는 의미도 있다. 창원에 축구타운이 있듯 마산에는 야구타운을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다. 진해에는 다른 투자를 해주면 된다"고 전문가 못지않은 의견을 드러냈다.
▶마산 옮겨줄게, 건설비용 내라
창원시는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면서 KBO와 NC 구단에 2016년 3월까지 건설비용을 전액 부담해 새 구장을 짓는다고 약속했다. 박완수 전임 시장이 2010년 10월 KBO와 9구단 유치 협약서를 맺을 때부터 '신축구장 건설비용은 창원시가 국비, 도비, 시비로 진행하는 데 문제 없다'고 밝혔다. 창원시가 2011년 3월 NC 다이노스와 맺은 보호지역 협약서에도 '건설비용은 창원시가 전액을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다. NC 관계자는 "우리가 창원시를 연고 도시로 선택한 이유로 야구 열기도 있지만, 신축구장을 시에서 지어준다는 조건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창원시는 신축구장 입지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재선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NC 구단에 건설비용 분담을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새 구장을 짓는 데는 대략 1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지방재정 중앙투융자심사를 통과하면 국고 보조금(약 3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창원시는 나머지 700억원을 시비와 도비로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NC 구단에 분담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NC는 곤혹스럽다. 구단 관계자는 "2011년 창단한 후 올해까지 창단비용, 구단 운영비 등으로 86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신축구장 건설비용은 애초 생각지도 않은 부분이다. NC 구단은 김택진 구단주의 개인 소유가 아니다. 거액의 건설비용을 투자하려면 모그룹 NC소프트 주주들의 동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는 야구 열기에 관심을 갖고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포항시와 울산시 등은 새 구장을 만들어 삼성과 롯데의 제2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도권 인근의 지자체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NC는 창원시가 진해 지역에 신축구장을 강행한다면 연고지를 떠날 의사도 내비쳤다. 창원시가 진해 지역의 반발을 무마시켜 새 구장 입지를 마산종합운동장으로 결정한다고 해도 수백억 원의 건설비용은 NC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