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미국 팀을 꺾고 29년 만에 정상에 오르면서 유소년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야구의 근간은 아마추어 야구다. 그 중에서도 유소년 야구는 풀뿌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유소년 야구의 저변이 넓어지고 탄탄해야 가장 위에 있는 프로야구의 미래가 밝아진다. 프로야구가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장기적으로 유소년 야구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활성화는 중요한 과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전남 나주에서 전국 254개 유소년팀(초등 102팀, 리틀 152팀)이 참가한 KBO 총재배 유소년야구대회를 개최했다. 경북 포항에서는 전국 127개 중학교팀(중학 97팀, 리틀주니어 30팀)이 출전한 KBO 총재배 전국 중학교 & 리틀주니어 대회를 열었다. 프로야구 OB·LG·한화·히어로즈에서 감독을 지낸 이광환(66) KBO 육성위원장을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이 만났다.
이도형 베이스볼긱 위원(이하 형)="얼마 전에 KBO 총재배 중학야구대회와 유소년대회가 끝났는데요. 이 대회를 많은 사람들이 아직 알고 있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회가 언제 시작됐는지와 만들어진 동기에 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이광환 KBO 육성위원장(이하 환)="원래 유소년대회는 전국에서 선발을 해서 25개 팀 정도 모여서 하던 대회였는데, 이것을 고등학교 봉황기 대회처럼 모두 다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고자 했죠.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유소년 대회가 150개 정도 팀으로 시작이 됐는데, 지금은 250개 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로 발전했어요. 이 대회가 가진 여러 가지 의미는 유소년 야구의 축제일 뿐 아니라 이런 대회가 특정 지역에서 개최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또 '대회를 주관하는 지자체에서도 예산을 내게 하거나 구장을 만들어야 한다' 는 등 이런 부대조건이 있기 때문에 대회로 인해 야구장이 많이 생긴다는 것, 야구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큰 목적이지요. 그래서 야구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큰 꿈을 심어주고, 지역에서는 지역 이미지를 아이들한테 심어주거나 경제적 효과를 얻죠. 학부모들이 많이 따라오기 때문에 특히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7월 말에 시작하기 때문에 많은 가족들이 동행하고, 이렇게 해서 경제적으로 굉장히 지역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봐요."
형="전국대회로 확산이 되면서 굉장히 많은 팀들이 오고. 저도 작년에 처음 이 대회를 봤는데, 전국에 있는 팀들 그리고 관계자들, 부모님들이 오시니까 지역에서도 굉장히 반길 것 같은데요. 내년에는 또 유소년대회가 경주로 간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개최지 선정은 어떤 식으로 하는 건지요."
환="2년 단위로 유소년대회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끝나면 중학교 대회가 2년 간 패키지 형식으로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4년간은 도시의 야구 축제화, 이게 기본 틀입니다. 그래서 개최지를 선정할 때는 각 지자체에서 신청서를 받고 그만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느냐, 예를 들면 구장 시설이라든가, 또 많은 참가 인원 때문에 숙박시설이라든가 이런 것을 전부 감안해서 KBO에서 결정을 하지요."
형="그럼 지자체에서도 이 대회가 계속 활성화되면서 서로 유치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겠네요."
환="그렇죠. 지금 제일 먼저 시작했던 데가 포항야구장인데요. 포항에서 유소년대회가 시작이 됐고, 그 다음에 속초, 또 군산. 이렇게 해서 나주까지 와 있는데, 내년에 경주로 옮겨지는 거죠."
형="대회를 하다 보면 야구장도 더 많이 생길 수 있고, 그리고 또 유소년들한테 전국 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육성도 되고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가 있는 거네요."
환="그렇죠. 지금 포항야구장만 하더라도, 프로 팀들이 쓸 수 있는 이런 큰 구장도 사실은 유소년야구가 개최되면서 지역에 야구 관심을 일으키고, 이것이 비약이 돼서 이렇게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형="유소년대회, 중학교대회 그리고 또 대학교, 직장인리그까지 KBO 총재배가 있는데 고교야구만 없습니다. 어떤 이유입니까."
환="첫째로 고교야구는 예전부터 거의 신문사가 대회를 개최하고 있어요. 대회 숫자가 많으면서도 또 학생 야구이니까 대회를 무작정 늘릴 수가 없지요. 저희들은 만들어주고 싶어도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대회가 들어갈 공간이 없다고 봐야죠."
형="주말리그를 실시하면서 일정에 대한 문제가 또 있겠군요."
환="일정도 있고. 지금 알다시피 고등학교를 한 번 보시면 대통령배다, 청룡기다, 황금사자기다, 전부 다 신문사가 주최하는 게 많기 때문에 지금 고등학교만 이 대회가 없는 거죠."
형="워낙 많은 팀들이 한 지역에서 계속 대회를 치르다 보니까 대회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환="그렇죠. 유소년대회는 선수만 하더라도 6000명이 넘고, 거기에 따라오는 학부형들이, 보통 가장 많이 오는 가족은 보니까 10명까지 오는 가족들도 있고. 그리고 보통은 한 명 이상은 부모가 따라오니까. 그러다 보니 1만 명이 기본적으로 넘고, 2만 명 가까이 되는 이런 대규모 이동이 있기 때문에 대회를 개최하는 입장에서는 안전사고라든가, 혹서기에 유소년 선수들의 안전 문제, 또 게임 수가 많고 9개 구장에서 동시에 진행해야 되니까 우천시 문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대로 또 잘 진행해 왔습니다."
형="이번에 모범상이 새롭게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상인지,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설명을 좀 해주세요."
환="각 리그에 지금 25개 팀에서 30개 팀이 모여 있는데요. 유소년은 9개 리그가 되고, 중등부는 5개 리그가 있어요. 각 리그에서 가장 우수한 팀, 즉 말하자면 예의 바르고, 질서를 잘 지키고, 또 감독의 지도방식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학생 스포츠의 모범이 되는, 학생 야구팀이 지향해야 할 그런 팀을 선정을 해서 우리가 한 팀을 시상도 하고. 또 그런 것을 장려해서 앞으로 학생 야구가 가야될 길을 선도한다고 이렇게 봐야죠."
형="최근에 너무 승패에만 집중돼 있는 분위기에서 굉장히 꼭 필요한 상이 만들어진 것 같은데요."
환="이 상은 성적과 관계없이 그 팀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 이런 것들을 우리 육성위원회 감독관들이 평가를 해서 대회가 끝난 후에 시상을 하고 있어요."
형="학생 스포츠에 정말 꼭 필요한 상인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는 대회 운영 방식이나 이런 게 조금 달라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환="우선 첫째는 유급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아요. 어린 아이들은 한 살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런 유급생 문제 때문에 나이별로 대회를 한다거나. 또는 야구는 알다시피 투수들의 부상이 많아요. 어릴 때부터 무리하게 혹사하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선수 보호 조항도 좀 넣고. 이렇게 해서 정말 축제와 더불어 미래의 우리 한국 야구의 씨앗을 키우는, 정상적으로 좋은 선수가 만들어지도록 그런 분위기를 자꾸 유도해 나가려고 해요."
형="방금 말씀하셨지만, 이번 KBO 총재배 대회 하면서 육성위원회에서 계속적으로 선수 보호 제도에 대해서 연구를 많이 하고, 또 이번 대회를 통해서 그런 연구한 것들에 대해서 실행을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좀 더 구체적인 선수 보호 제도에 대한 투구 수나 그런 것도 계속 준비를 하고 계신 건가요."
환="네. 작년까지는 투수들이 완투를 하고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부터는 중학교는 4이닝 이상 못 던지게 해요. 그래서 지금 각 현장의 감독들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게 시행되고 나서 부상자들이 많이 줄었다고 그래요. 특히 국내 프로야구가 지금 투수들이 부족한 상태인데, 어릴 때부터 혹사를 시켜서 전부 다 부상을 당하고 이러거든요. 특히 15세 전후로는 관절이나 이런 데가 성장기이기 때문에 무리해서는 안 되니까. 여러모로 우리가 의학적으로 참고해서 우수한 자질의 투수,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투구 수 제한이라든가 이닝 수 제한을 좀 더 발전적으로 의논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생각이에요."
형="마지막으로 앞으로 한국야구가 더 발전하게 위해서 여러 가지 개선점이 있겠지만, 그래도 육성위원장님으로서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환="너무 승부 위주로 하다 보니까 안 그래도 선수를 혹사하게 되고, 지도 교육 이런 부분에 신경을 썼으면 해요. 야구 감독 이전에 학교의 선생님들, 즉 말하자면 훌륭한 교사가 되고 훌륭한 감독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이런 것을 학생 지도할 때 우선으로 생각을 해야 되는데. 단지 야구 기술만 가르쳐서는 훌륭한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봐요. 무리하게 되고 선수 부상으로만 연결될 뿐이고. 그래서 지도자들한테 바라는 것은 훌륭한 선생으로서, 훌륭한 감독으로서 지도해주시면 좋겠다, 이게 바람입니다."
형="네. 알겠습니다. 바쁘신데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KBO 총재배 대회가 계속 잘 자리 잡아서 제일 큰 대회, 제일 좋은 대회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