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용수 감독과 유상훈에게 제주 유나이티드는 특별한 팀이다. 최 감독의 사령탑 데뷔와 유상훈의 프로 1군 데뷔가 같은 경기였는데 상대가 바로 제주였다.
2011년 4월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황보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은 뒤 당시 수석코치였던 최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제주와 붙었다. 서울은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12분 박용호가 동점을 만들었다. 그 때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골키퍼 김용대가 상대선수와 부딪혀 부상을 당했다. 급하게 백업 골키퍼 유상훈이 투입됐다. 이전까지 1군 출전 경험이 아예 없던 초짜였다. 유상훈은 "그 때는 1군에서 훈련도 잘 못 할 때였다. 정신이 없었다.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고백했다. 다행스럽게 유상훈은 무실점으로 버텼고 서울은 후반 36분 고명진의 극적인 결승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과 유상훈은 프로 데뷔전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서울이 또 제주를 만난다.
두 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3라운드를 벌인다.
서울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최근 정규리그 3연승을 달리고 있고 최근 홈 5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하며 4강에 올라있다. 무엇보다 서울은 제주의 천적이다. 2008년 8월27일 이후 19경기를 치러 12승7무로 제주에 한 번도 안 졌다. 제주를 상대로 안방에서는 더 강했다. 2009년 6월 이후 9번 싸워 8승1무다.
서울은 현재 7위다. 6위 울산과 승점 차는 2. 빠른 시간 안에 6위를 탈환하려면 이 상승 분위기에서 제주를 잡아야 한다. 5위 제주 역시 양보할 수 없다. 제주는 6위권과 격차를 벌리고 3,4위를 따라잡으려면 서울전 승리가 절실하다.
서울 최용수 감독과 유상훈이 제주를 상대로 또 한 번 웃을까. 아니면 제주가 6년 무승의 한을 깰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