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 기간 동안 구월아시아선수촌에서 머문다. 방 3개로 구성된 아파트 한 채에 6명의 선수가 생활한다. 냉장고 외에 TV나 오디오 등 가전제품은 없다. 선수들 손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개인 휴대 기기가 들려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를 활용해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선수들은 무료한 선수촌 생활을 어떻게 보낼까.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만큼 보강 운동에 매진하며 시간을 보낸 선수가 있다. 황재균은 선수촌 내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그는 "시즌 중 웨이트를 하던 습관이 있어서 운동시설을 찾았다"며 "센터에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몇몇 선수들은 선수촌 아파트 주위를 돌며 산책을 했다. 밀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운동을 함께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고 한다.
평소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무료함을 달랜 선수가 있다. 나성범은 하우스메이트 김현수의 노트북을 빌려 온라인 게임을 접속했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그는 노트북을 챙겨오지 못해 김현수의 노트북을 빌렸다고 한다. 선수촌에는 무료 와이파이가 열려 있어 온라인 접속에는 문제가 없다.
아날로그 시대에 유행했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 선수도 있다. 안방마님 강민호는 지인을 통해 보드게임을 공수했다. 세계 각국의 수도를 돈으로 사면서 영토를 확보하는 게임이다. 같은 방을 쓰는 후배들과 보드게임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그는 "선수촌 첫 날에는 묵언수행에 가까웠다"며 웃은 뒤 "이전 대회에서도 누가 보드게임을 챙겨온 적이 있다. 게임을 통해 시간을 보내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서 좋다. 게임을 통해 타이페이와 도쿄를 정복했는데, 경기에서도 이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