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두는 접영 50m 결선에서 23초79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수영의 다섯 번째 동메달. 하지만 의미가 남달랐다. 이전 동메달은 자유형 200m와 400m, 계영 400m와 800m에서 나왔다. 자유형 200·400m은 박태환이 출전한 종목이었고 계영 400·800m도 박태환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힘을 보탰다. 다시 말해 한국수영은 박태환 없이 단 한 개의 메달도 못 따고 있었다. 양정두가 처음 혼자 팀으로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도 준수했다. 양정두는 자신이 2012년 전국체전에서 세운 23.77초의 한국신기록에 불과 0.02초 모자랐다.
여자 장거리 기대주 조현주(14)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조현주는 자유형 800m 결선을 8분41초31에 통과해 4위로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록 3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2006년 정지연의 8분42초93 한국신기록을 7년 만에 깨는 쾌거를 맛봤다. 조현주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여자수영 장거리 부문에 새 역사를 쓸 재목으로 꼽히는 선수다. 사이클 선수 출신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하고 어린 나이답지 않게 막판 스퍼트 능력이 탁월하다.
여자 혼계영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여자 혼계영팀은 400m 결선에서 4분04초82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다린(15)-양지원(17)-안세현(19)-고미소(17)가 이어달리며 역영을 펼쳤다. 사실 행운이 따랐다. 이날 오전 예선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중국이 잠영거리 15m 초과로 실격당했다. 이 종목에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중국이 빠지면서 당초 목표가 3위였던 한국이 2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실력이 뒷받침된 행운이었다. 여자 혼계영팀은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때의 4분06초57를 1.75초나 앞당기며 한국신기록을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