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민(30·청주시청)과 석지현(24·현대모비스)은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개인전 결승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4개의 화살을 쏠 때까지 두 선수는 134-134로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마지막 화살에서 최보민이 10점을 쏘고 동생 석지현이 9점을 쏘며 승부가 갈렸다.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최보민은 이번 대회 2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오전에 열린 단체전을 마친 뒤 최보민은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터키 안탈리아 세계선수권을 함께 하던 중 세상을 떠난 신현종 감독 때문이다. 당시 함께 있던 석지현과 최보민은 신 감독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보민은 "감독님이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나섰다. 개인전에서도 두 선수가 모두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를 마친 뒤 최보민은 "지난 2년 동안 부족한 주장이지만 믿고 따라와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결승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즐거운 경기를 하게 해줘 고맙다"고 석지현에게 말했다. 석지현도 "긴장감있는 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다. 2관왕을 축하한다"고 답했다.
양궁 컴파운드 종목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채택됐다. 기존에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던 양궁은 '리커브'라 불려 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컴파운드도 남·녀 단체와 개인전으로 이뤄져 4개의 금메달이 추가됐다. 한국은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연달아 따냈고,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강세를 이어갔다. 컴파운드 활에는 도르래가 달려있고, 조준기와 격발장치 등이 있다. 기계식 활이라 불리며 리커브에서 쓰는 활보다 약 3kg 정도 무겁다. 초심자도 쉽게 접할 수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 리커브보다 인기가 높다. 이미 세계양궁협회 정식 종목에도 들어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노리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