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수 윤성환(33)과 롯데 투수 장원준(29). '꾸준함'으로 현재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다. 그리고 올 시즌을 마치면 나란히 FA가 된다. 누가 최대어일까.
윤성환은 2008년부터 붙박이 선발로 뛰며 삼성 마운드를 묵묵히 지켜왔다. 한 차례 다승왕(2009년)을 차지했고, 올해까지 10승 이상을 5번 기록했다. 선동열 전 감독 시절 '황태자'로 불리며 선발의 주축이 됐고, 다승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직구 구속은 140㎞대 초반이지만 제구력과 볼끝이 좋다. 주무기인 커브는 국내 투수 중 가장 잘 던지는 편에 속한다.
윤성환은 올 시즌 11승 6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 중이다. 2년 연속 10승이다. 2012년 잠시 부상 공백으로 19경기에 출장해 9승에 그친 것이 아쉽다. 윤성환은 시즌 초반 "FA에 대한 신경은 쓰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최소 10승은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대로 현재 11승을 거두면서 1차 목표는 달성했다.
장원준은 2일 한화전에서 5이닝 5실점으로 시즌 10승째(9패)를 기록했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그는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한 2012~2013년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10승 투수다. 2008년 12승을 시작으로 2009년 13승, 2010년 12승, 2011년 15승에 이어 올해 롯데로 복귀해서 10승을 거뒀다.
5년 연속 10승은 프로야구 역대 9번째 기록이다. 왼손 투수로 좁히면 류현진(LA 다저스)의 6년 연속 10승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김광현(SK), 양현종(KIA)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다승왕 타이틀이나 폭발적인 시즌은 없었지만, 꾸준함에선 장원준이 왼손 최고다. 장원준은 "잘 던지고 거둔 승리가 아니라 아쉽다. 야수들의 도움으로 10승을 할 수 있었다"고 겸연쩍어했다.
꾸준함은 성적도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철저한 몸관리와 성실해야 가능하다. 윤성환과 장원준의 장점이다. 장원준은 5년 연속 10승 비결에 대해 "특별한 비결은 없다. 주위에선 투구폼과 유연성이 좋아서 부상을 잘 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늘 하던대로 훈련을 하고 있다. 트레이닝 코치가 주는 운동 매뉴얼을 빠지지 않고 소화했다"고 말했다. 투수들이 게을리할 수 있는 매뉴얼을 꼬박꼬박 챙긴 것이 비결이다.
윤성환은 "선발 투수는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 진짜 중요하다고 본다. 기본 10승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부상없이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선발 투수로서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최근 4년간 47승(25패)를 거뒀고, 통산 81승 54패(평균자책점 3.86)를 기록 중이다. 장원준은 5년간 62승(39패)를 기록했고, 통산 85승 77패(평균자책점 4.18)를 기록 중이다. 장원준은 FA 이야기를 묻자 "올 시즌 최고 FA는 최정 아닌가요. 투수 최고 FA는 윤성환 선배라고 본다"고 자신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