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26)이 대표팀 '에이스'에서 소속팀의 '구세주'로 나섰다. 치열한 4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김광현은 5일 문학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5볼넷 2실점(1자책) 호투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3승(9패)째를 따내며 평균자책점을 3.39에서 3.32로 낮췄다. 부문 1위 밴덴헐크(삼성·3.31)에게 0.01 뒤진 2위이다.
김광현은 이날 2-0으로 앞선 2회 초 '불운' 속에 점수를 헌납했다. 선두타자 피에와 후속 이양기를 각각 볼넷과 안타로 내보낸 뒤 장운호 타석에서 포수 이재원의 2루 견제구가 빠지면서 한 베이스씩을 더 허용했다. 곧바로 장운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조인성의 볼넷으로 맞은 무사 만루에선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지만, 2사 후 송광민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3루수 박계현이 놓치는 실수를 범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가을 사나이' 박정권(SK)이 연타석 홈런 등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김광현은 리드를 안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광현은 최근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제1선발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태국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28일 대만과의 결승전에선 5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다행히 대표팀이 8회 역전 드라마를 쓰면서 김광현은 부담감을 털어냈고, 이날 소속팀 복귀 후 첫 등판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한창인 SK는 LG에 1.5경기 차 뒤진 5위에 올라 있다. 더욱이 팀 내 외국인 투수 밴와트(9승1패)가 최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잔여경기 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순위 경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SK로선 '에이스'의 호투가 더욱 절실했고, 김광현은 이를 보여줬다. 만약 SK가 이날 패했다면 LG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져 가을잔치 희망이 거의 희미해질 수 있었다.
김광현 개인적으로도 남은 경기 호투가 더욱 필요하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며 시즌 종료 뒤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다. 그는 호투를 이어나간다면 개인뿐 아니라 팀의 4강 진출도 탄력을 받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된다. SK는 현재 7경기를 남겨둬 김광현은 남은 일정상 2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경기 뒤 김광현은 "4강 경쟁 중인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최근 경기에서 승을 따내지 못해 팀에 미안했다"며 "앞으로 등판하는 경기마다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투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