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장보리'는 올해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37.3%)을 기록했다. 출생의 비밀, 기상천외한 악녀 캐릭터 등 '막장'드라마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막장'드라마라고만 몰아세우기엔 신선한 코드도 있었다.
'왔다!장보리'가 전연령대에 걸쳐서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는 자극적이지만 불쾌하지 않게 스토리를 풀어간데 있다. 극 중 연민정(이유리)은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르고 다닌다. 그런 연민정이 줄곧 거침없이 악행을 저지르며 승승장구 한다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을 것. 하지만 연민정은 매 순간 위기를 맞고 궁지에도 몰린다. 남편 이재희(오창석)에게 한 거짓말일 들통날까 불안에 떨며 전전긍긍하는 빈틈있는 악녀였다. 또 한복집 사장이 되려는 꿈은 소박하다. 이유리의 뛰어난 연기까지 어우러지면서 비교적 현실적인 악녀상이 탄생했다. 주인공 장보리(오연서)란 캐릭터가 통통튀고 발랄한데다 이재화(김지훈)와의 로맨스도 극의 생기를 불어넣으면서 '막장'에 신선함을 더했다.
더불어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나름의 사연이 부여해 공감도를 높였다. 성혁(문지상 역)은 최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캐릭터가 그렇게 행동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연민정 뿐만 아니라 장보리와 문지상 등 모든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그려줬기 때문에 공감을 샀던 것 같다"며 "연민정은 자라온 환경이 불우했고, 욕심이 많은 캐릭터였다. 불행했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버둥대는 인물이란 점이 잘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우연의 남발과 전혀 개연성 없는 스토리는 막장드라마의 필수요소. '왔다!장보리'는 자극적인 설정은 지적받았지만 그나마 어느 정도의 개연성이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방송된 MBC '오로라 공주'의 경우 스토리와 동떨어진 캐릭터의 죽음과 하차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왔다!장보리'는 극 흐름만큼은 아주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