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변지호 군은 작년 11월 아버지의 회사 이전으로 서울에서 전주로 이사를 온 뒤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지호 군은 점점 자신감을 잃었고 급기야 병원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까지 받았다. 고심하던 지호 군의 부모는 전북현대 유소년 보급반 축구교실의 문을 두드렸다. 효과는 놀라웠다. 지호 군의 아버지 변종환 씨는 "아들이 밝고 건강해져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변 씨 가족은 모두 전북현대 팬이 됐다.
전북현대가 '축구를 통한 우리아이의 변화'에 대한 체험 수기 공모전을 실시해 올라온 사연 중 하나다.
전북현대는 작년 9월부터 전주 시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12세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소년 보급반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금·토요일에 학교를 방운해 학년별로 축구 수업을 진행했다. 즐기는 축구를 통해 건강한 신체와 바른 인성을 갖자는 취지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뜨거운 반향이 이어졌다.
지호 군 외에도 유소년 보급반을 통해 달라진 아이들이 많았다.
김날해 군은 체구도 크고 공부도 곧잘 했지만 늘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다. 조금 권위적이고 엄하게 교육하는 아빠 때문이었다. 그러나 보급반 가입 후 자신감이 넘치는 적극적인 아이로 바뀌었다. 날해 군의 어머지 박수진 씨는 "항상 무서워하던 아빠에게 먼저 다가가 축구를 하자고 말한 뒤부터는 엄마보다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축구 이야기로 부자가 더 친해지고 대화가 많아 졌다"고 웃음 지었다.
유은혁-유진형 형제 어머니 김선경 씨는 "아이들의 성격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 축구선수라는 꿈을 가지게 됐다. 식성이 좋아지면서 건강해졌다. 축구교실 수업을 가장 기다리는 날이 됐다"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통 여가가 생겨 좋다"고 엄지를 들었다.
'소극적이였던 아이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이 생활화 됐다' '단체운동인 축구를 통해 사회성과 배려심, 공동체 의식이 커졌다' '아이가 자신감이 생기면서 사교성이 좋아졌다' '매일 방안에서 휴대폰 게임과 TV 만화만 보던 아이가 축구를 통해 활동적으로 바뀌면서 이젠 하지 않아서 좋다' '체력이 약해 조금만 심한 운동을 하면 코피를 흘리던 아이가 지금은 2시간을 뛰어도 거뜬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등 다양한 변화의 모습이 접수됐다.
부모들은 "전북현대 선수와 같은 옷을 입고 뛰는 자부심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클럽하우스 견학을 통해 선수의 꿈을 키웠다" "에스코트 키즈로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현대 유소년 축구교실 보급반 아이들의 신체적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분기별 신체 지수를 측정 조사한 결과 3개월 동안 키는 평균 1.6cm, 체중은 1.5kg 늘었다. 7세반이 평균 2.0cm로 가장 많이 키가 컸고, 9세반이 2.1kg으로 가장 많이 체중이 늘었다. 특히 9세반 소이중 군은 키가 6.3cm, 몸무게가 7.9kg 늘어 최고 성장을 기록했다. 소아과 전문의 정우석박사(49·정앤박 소아과 원장)는 "유소년 보급반 아이들이 키와 몸무게가 바른 비율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유소년 축구교실은 스트레칭부터 유산소 운동, 유연성운동, 다리 근기능 강화운동, 허리 근기능 운동, 바른 자세와 체형을 잡아주는 교정운동 등 체계적인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체력향상 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바른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북현대는 앞으로 유소년 축구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전북현대 이철근 단장은 "수기를 읽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지역의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해 전주시내 유소년 축구장 신축, 전라북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유소년 훈련프로그램 개발과 코치 파견, 전문 코치 인력확충, 유소년 코치 해외연수 등 적극적 지원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