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팬들은 2015년 (왼쪽 위에서부터)서재응-김병현-최희섭의‘광주일고 3인방’이 1군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조범현(오른쪽) kt 감독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IS포토
'나이스가이-BK-빅초이.'
2015시즌에는 KIA '광주일고 3인조'의 합체를 볼 수 있을까. 멋진 조합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높다. 팀이 붙잡기에는 나이가 적지 않다. 화려한 명성과 함께 높은 연봉을 보장해야 한다. 당장 11월 중 열릴 20인 외 특별지명을 생각해야 하는 KIA로서는 고민에 빠졌다.
KIA는 광주가 낳은 전직 메이저리거를 모두 품고 있다. 지난 4월 김병현(35)이 넥센에서 '타이거즈'로 이적하면서 서재응(37), 최희섭(35)과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광주일고 동문인 셋은 1995년 청룡기 우승을 일궜다. 허세환 당시 광주일고 감독은 "3학년이자 주장이었던 서재응이 우수투수상, 2학년 김병현이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최희섭은 1학년인데 4번타자를 맡으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청룡기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는 평가를 받곤 했다. 언젠가 셋이 고향팀에 함께 모이는 날이 오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수많은 팬들이 서재응-김병현-최희섭의 '완전체'를 기대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세 사람이 함께 1군 무대에 서는 건 이뤄지기 어려울 듯 보였다. 최희섭은 이번 시즌 내내 재활군에 머물렀다. 그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할 만큼 내년 시즌 복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이 지난달 28일 KIA의 제 8대 수장으로 전격 선임된 후 최희섭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마무리 캠프 합류를 결정하면서 2015년 희망을 밝혔다.
서재응 역시 정규시즌 부진으로 은퇴와 현역 생활 연장을 두루 생각했다. 이번 시즌 슬럼프 등으로 1군과 2군을 오르내린 그는 16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40에 그쳤다. 지난 7월에는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김상훈이 코치로 전환하면서 서재응의 현역 은퇴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재응은 시즌 막바지 1군에 복귀하며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향해 공을 던질 전망이다.
김병현은 이적 후 21경기(15선발)에 나서 3승6패 평균자책점 7.10를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3일 광주 넥센전에선 선발 7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7탈삼진 1볼넷 3실점(2자책)했다. 6이닝 이상 이끌어 가는 선발 투수가 양현종(26) 말고 없는 KIA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내년 시즌 셋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 올 수 있다. 그러나 KIA는 당장 11월 중에 20인 보호선수를 묶어야 한다. 서재응과 김병현, 최희섭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연봉도 많다. 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유망주를 우선적으로 보호선수 명단에 올려야 kt의 특별지명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kt 입장에서는 고연봉, 고연차의 광주일고 삼인방을 특별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거 KIA를 이끌었던 조범현 kt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
광주일고 삼인방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2009년 우승 멤버였던 이종범 전 한화 코치, 김상훈, 서재응, 최희섭 등이 식사를 함께하며 의기를 다졌다. 함평 챌린저스필드에 모여 서로 다독이기도 했다. 최희섭은 "김병현, 김상훈, 서재응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며 "(김)병현이 형은 '누구나 슬럼프가 온다. 나 역시 그랬다.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 모두 나 자신의 문제다'라고 하더라. (김)상훈이 형도 '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기회는 꼭 온다'라고 힘을 주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