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FA 신청 선수가 사상 최다인 19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각 구단은 외부 FA 선수를 최대 3명까지 영입할 수 있게 됐다. FA 선수들은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원소속구단과 우선협상에 들어갔다.
이번 FA 시장은 최고 총액을 기록한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 SK 최정·김강민, 롯데 장원준 등 대어급 선수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필자는 최근 FA 시장을 과열 상태라고 진단한다. 이를 막을 대책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
선수 입장에선 FA를 통해 대우를 받고 싶은 심정인 것이 당연하다. 필자 역시 선수 시절 그랬다. 특히 올겨울에는 감독 교체와 하위권 팀의 전력보강 차원에서 FA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kt가 9개 구단으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지명해야 하므로 선수와 구단간 FA 신청과 관련한 조율도 있었을 것이라고 점친다.
FA 몸값은 최근 2~3년 동안 크게 치솟았다. 특히 야수들이 많이 올랐다. 2012년 넥센 이택근(4년 총 50억원) 2013년 KIA 김주찬(4년 총 50억원) 2014년 롯데 강민호(4년 총 75억원) 등이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탄생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이다.
FA 시장에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으면 총액이 올라가는 게 당연하다. 반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찾는 사람이 없다면 가격은 올라가지 않는다. 최근 류현진(LA 다저스)과 오승환(한신), 이대호(소프트뱅크) 등의 해외 진출로 선수 수급이 더욱 중요해졌고, 해외 구단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니 국내 구단도 베팅을 과감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FA 몸값 상승은 한국 야구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FA 계약 총액이 선수당 4년 70억~80억선으로 계속 형성되면 구단들의 생각도 점차 바뀔 수밖에 없다. 그 돈으로 '차라리 메이저리그 선수와 1~2년간 계약하자'고 할 수 있다. 분명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의 거부감도 작지 않은 편이다.
FA 몸값의 상승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팬들 모두 거부감을 갖지 않는 선에서 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어 FA 등급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싶다. 한 해 성적이 아닌 최근 몇 년간 성적을 토대로 기준을 정해 선수를 A, B, C급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 FA를 영입한 구단이 원소속구단에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양보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가령 A급 선수를 데려가면 1차지명권, B급 선수와 계약하면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단 입장에선 팀의 현재와 미래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고, 보다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돈으로만 FA 영입과 보상책이 시행된다면 특정 구단이 싹쓸이를 할 가능성도 커진다. 우리 프로야구가 점차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