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내셔널리그] 챔프전 MVP 미포조선 이동현 "내셔널리그는 기회의 땅"
"내셔널리그는 기회의 땅이다."
울산 미포조선의 공격수 이동현(25)은 대전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186㎝의 건장한 체격에 빠지지 않는 발재간, 강력한 슈팅 등 공격수가 갖춰야할 덕목을 지녔지만 대전 시티즌에서 그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대전 소속이 아닌 미포조선 유니폼을 입고 대전 땅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동현은 22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막을 내린 '삼성생명 2014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포조선은 1차전 2-0 승리에 이어 2차전 원정에서 1-1로 비기며 합계 1승1무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동현은 1차전 2골을 모두 책임지며 팀이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이동현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내셔널리그는 나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현의 축구 인생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0년 강원FC에 입단한 그는 고작 5경기 밖에 뛰지 못하고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으로 이적했다. K리그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강릉시청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하며 그는 두 번째로 프로 무대를 노크했다. 대전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2013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김인완 전 대전 감독은 이동현을 주포로 기용했지만 2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대전은 결국 2부 리그로 강등됐다. 2014년에도 조진호 감독이 초반 두 차례 기회를 줬지만 이동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기회를 잃은 이동현은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미포조선행을 택했다. 프로, 내셔널리그, 프로를 거쳐 다시 내셔널리그로 갔다. 그는 "모든 것을 비우고 내셔널리그로 왔다"고 떠올렸다. 절치부심한 이동현은 당시 4위까지 내려갔던 미포조선을 정규리그 2위로 올려놨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총 4골을 넣으며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그는 "예전 강릉시청에서 뛸 때보다 지금 내셔널리그가 더 쉬워졌다. 내가 성장한 것도 있다"며 "대전과 계약이 남아 있다. 어디에서 뛰든 자신감을 갖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대전=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