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24일 발매되는 새 앨범 '친한 사람'에서 발라드가 아닌 '임창정 표' 댄스곡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인데다 임창정의 가창력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 시점에서 의외의 선택이다. 임창정은 '웃음 전도사'를 자청했다. 그는 "웃을 일이 너무 없는 세상이 아닌가"라며 "내 곡과 뮤직비디오를 접하며 한번쯤 시원하게 즐겨보시라고 앨범을 냈다. 나 또한 덩달아 좀 즐기며 놀고 싶었다. 음원 성적은 상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댄스곡 '임박사와 함께 춤을'에 대해 소개한다면. "'연말에 한번 신나게 즐겨보자'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곡이다. '대박'을 내겠다는 생각은 안해봤다. 사실 3월 발매된 12집에 수록될 예정이었는데, 당시에는 장르가 조금 불분명하고 내 노래가 너무 조금 들어가서 '좀 더 다듬고 노래 파트도 더 넣어서 이 곡을 타이틀로 한 앨범을 내보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
- 안무도 많이 포함됐는데. "'율동'정도라고 말해주면 안되겠나. 너무 본격적으로 '안무'라고까지 말하면 작은 실수만 해도 엄청 창피할거 같다."
- 뮤직비디오에 무려 60여명의 카메오가 등장해서 화제가 됐다. "뮤비 촬영 전날에 전화를 돌렸다. '뮤직비디오에 당신의 웃는 모습을 담고 싶으니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세상에 웃을 일도 정말 없지 않나. 스타들의 웃는 얼굴을 담아서 같이 한번 웃어보자는 의미다. 다만 '휴대폰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좋은 카메라로 찍어서 보내면 '연출'이 되버리니까 자연스럽지 않다. 휴대폰이라는게 화질은 안좋아도 정감이 있고 사적인 공간에서 짓는 '진짜 웃음'을 담을 수 있다."
- 전날 연락을 돌렸다면 수집하는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예상보다도 훨씬 성실하게 보내주더라. 그런데 아무래도 직접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이라 품질이 형편없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슈퍼주니어 희철이가 보낸 영상은 자기 모습을 괴물처럼 찍어서 보냈더라. 그걸 그대로 쓰면 희철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 때문에 편집하느라 힘들었다."
- 특히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가장 빨리 도착한게 정우성의 영상이었다. 전화로 "보내줘"라고 말했더니, "나 공항 이미그레이션 통과중이야"라고 하더라. 잠시 후 공항 구석에서 찍었는지 3초짜리 영상이 카톡으로 도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재생이 안되고 파일에 문제가 있더라. '이메일로 다시 보내줘'라고 말하려고 전화했는데 그새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는지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결국 우성이의 영상을 쓸 수 없게 되서 너무 아쉽지만 고마웠다."
- 싸이에게도 부탁했다는 말이 있는데. "(박)재상이에게 전화해서 부탁했더니 대뜸 "형, 나 형한테 이거 안해주려면 다른거 뭘로 보답 해주면 되요"라고 도리어 묻더라. 본인 활동상 어떤 제약이 있었나보다. 오히려 미안해져서 "우리끼리 왜 그래. 괜찮아 못 해줘도 이해할 수 있어"라고 했더니 "다음번에 형 다른 뮤직비디오 찍을 때 메인으로 출연해 줄께"라고 약속해 줬다. 그런데 재상이가 갑자기 "잊고 있었는데, 형 나 잘되면 차 한대 사준다고 했잖아. 왜 안사줘"라고 하더라. 과거에 '크게 성공하면 차 사준다'고 약속한 적이 있긴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래 너 잘되면 사주기로 했지. 그러니까 빨리 잘 돼. 넌 아직 덜 잘 됐어"라고 하면서 "그런데 '월드스타 싸이'가 임창정한테 그런말이 나와?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고 말해줬다.(웃음)"
- 60명에게 어떻게 보답할 생각인가. "걱정이다. 보통 지인이 콘서트에 게스트로 와 주거나, 뮤비에 도움을 주면 현금으로 보답하기 보다 100만원 상당의 물건을 선물한다. 그럼 6000만원 아닌가. 10만원 짜리만 줘도 600만원이다. 그런데 그 중 30명 정도는 과거에 내가 해준 게 더 많은 사람들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 '웃음'을 강조하는데, 최근 웃을 일이 많은 편인가. "너무 행복해서 늘 웃는다. 장사도 잘 되고, 곧 영화도 찍는다. 크리스마스에는 공연도 하니까 외롭지 않을 것이다. 웃을 일만 있다."
- 댄스곡을 내놓는 부담감은 없나. "사실 '늙어서 주책이다'라고 생각하실까봐 걱정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댄스곡 '문을 여시오'를 발표하고 반응을 보니까 국내에서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괜찮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용기를 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원하게 한번 즐겨보자는 것 뿐이다."
- 11월에 대형 가수들이 컴백하고 같은 날 박효신도 앨범을 발표하는데. 걱정이 없나. "전혀 없다. 음원이나 순위 경쟁같은 걸 신경쓰고 싶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지디·태양이 좀 거슬린다.(웃음) 박효신이나 김범수와는 장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