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 다치고 지치면 세탁해주겠다는 의미에요. 스웨덴은 왠지 깨끗한 느낌이잖아요."
스웨덴세탁소(최인영·왕세윤)가 약 1년여 만에 신작 '순간'을 소개했다. 스웨덴세탁소가 지금껏 들려줬던 감성적인 음악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담담한 멜로디와 목소리는 내 맘속 감성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지친 하루 일과 끝에 나쁜 감정으로 찌들었다면, 이들의 음악은 그야말로, 실력 좋은 세탁소의 역할을 한다. 음악을 듣고 있자면, 어느 순간 정화돼 위로받고, 치유된다. 스웨덴세탁소는 "이번 앨범을 듣고, 누군가가 '내 존재가 누군가에겐 큰 가치가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왜 팀 이름을 스웨덴 세탁소라고 지었나요.
(최인영) "사람의 마음이 다치고 지치면 세탁해주겠다고요. 스웨덴이 왠지 깨끗한 느낌이잖아요."
-스웨덴은 가봤어요.
(왕세윤) "아직 못 가봤어요. 내년에는 가보려고요. 3주 정도 있으려고 계획 중입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을 '더 모멘트'(순간)이라고 지었어요.
(최인영) "곡을 다 만들고 나서 타이틀을 붙였어요. 곡마다 누군가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좀 큰 의미로는 당사자에게 평범하고 작은 순간들이 어떤 상대에게는 그 사람의 하루를 바꾸고 나를 바꾸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왕세윤) "누구에게는 그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예전엔 일기 같은 느낌의 곡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편지를 쓴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라고 공감하길 바랐어요. 근데 이번 앨범을 듣고는 ‘누군가에게 내 존재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1번 트랙 역시 '더 모멘트'네요.
(최인영) "전체적으로 곡은 몽환적이에요. 찬란하고 벅찬 순간을 표현하려고 힘썼어요. 자기도 못 믿을 정도로 벅찬 순간을 표현했어요."
-2번 '매지컬'이란 곡은 어떤가요.
(왕세윤)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네 존재만으로 내겐 큰 의미가 있다라는 느낌. 제일 편지 같이 쓴 곡이에요. 가사도 그렇고요. 내가 받는 편지다라고 생각하도 들어봐 줬으면 해요."
-3번 트랙 '미안해'는 레터 플로우와 함께 불렀네요. 곡이 굉장히 슬프다고 할까.
(최인영) "레터 플로우와는 같은 회사에요. 이 곡에선 남녀가 극명하게 다른 감정을 갖고 있어요. 남녀가 똑같이 미안하단 말을 하지만, 남자는 자기를 위한 미안한 마음이 크고요. 여자는 (떠나려는 남자에 대한) 자신의 짊을 덜기 위한 미안함이 있는 거죠. 이 곡을 들은 분들이 그러더라고요. '등짝 때리고 싶은 여자'라고요. 답답한가 봐요."
-4번 트랙, '와이 아 유 소 큐트'는 제목 그대로 곡이 귀엽네요.
(최인영) "우클렐레로 곡을 만들어봤어요. 가사 그대로 네가 왜 이렇게 귀여울까라고 생각하는 곡이에요. 대상은 뭐 남자일수도 있고 아기일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죠."
-5번 트랙 '나잇'은 어떤 곡인가요.
(최인영) "왜 사랑에 빠졌을 땐 모든 게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거 같잖아요. 그런 느낌의 곡이에요."
-연애는 하고 있나요.
"지금은 두 사람 다 쉬고 있는 중입니다."
-'꿈에 입장'과 '안돼'라는 곡도 설명해주세요.
(최인영) "'꿈에 입장'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듯 한 곡이예요. 꿈을 깨면 현실인데 허망하지만 또 그 꿈에 입장하고 싶다는 이야기예요."
-마지막 트랙은 '안돼'라는 곡이네요.
(최인영) "싱글로 나왔던 곡이에요. 잊고 싶은데 뭘 해도 잊지 못하는 마음을 얘기했죠."
-차분한 노래도 불렀다, 우울하기도 하고, 상큼한 곡도 불러요. 스웨덴 세탁소의 색깔은 어떤 색일까요.
(왕세윤) "우리 색깔이 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모르는 우리 색깔이 있다더군요. 보통 우리 노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차분하고, 덤덤한 곡들을 좋아해줘요. 아마 우리가 새벽에 작업해서 그런 곡들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작업은 인영이가 뭔가 떠오르면 종이에 써서 가지고 오고요. 그걸 제가 들을 수 있게 만들고 있어요."
-멤버가 두 명인데 굳이 리더가 있네요.
(왕세윤) "인영이가 어느날부턴가 저를 리더라고 부르더라고요. 제게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를 한데나."
(최인영) "우리 팀의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잘 챙겨주거든요."
-얼마 전에 MC몽의 새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도 했어요.
(최인영) "정기고 씨의 추천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정기고 씨가 우리 피처링을 도와주신 적이 있는데, 이번에 연락이 오셔서 MC몽의 새 앨범에 피처링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보셨어요. MC몽 씨에게 언더그라운드 여성 보컬 추천을 받으셨다고 했어요."
(왕세윤) "우리는 마냥 신기했어요. 어리둥절했고요. 우리가 파트2를 불렀는데 아버지가 파트1을 좋아했다고 했어요. 그래서 더 감회가 새로웠죠."
-여성들이 많이 찾아듣는 거 같아요. 근데 남성팬은 있나요.
(왕세윤) "있어요. 우리랑 성향이 비슷한 거 같아요. 약간 소극적이고 낯가림도 있고요. 그래서 손편지 같은걸 써서 주세요. 정말 감사하죠."
-음악은 언제까지 할까요.
(최인영) "할머니가 돼서도 작업하는 생각은 해요. 둘 중 하나가 시집을 가면 울 거 같아요.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