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섭외과정은 방송을 탔지만, 무대에 오르는 문제는 전적으로 서태지의 판단에 달려있다. 일단 컴백 이후의 행보를 놓고 보면 무리도 아니다라는 시각이 있다. 서태지는 KBS '해피투게더'에도 출연했고, JTBC '뉴스9'에서도 여유있게 인터뷰했다. '2014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는 상 하나 받지 않고 참가해 3곡이나 불렀다. 후배들에게도 모범이 될 만한 사례다.
근데 '무한도전-토토가'는 좀 사정이 다르다. 서태지 혼자 무대에 올라, 노래 부르고 끝나는게 아니다. 함께 출연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물론, 동료 가수들과의 시너지도 필요하다. 울고 즐기는 리액션도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한 관계자는 "대중에게 다가간 건 사실인데, 그렇다고 '무한도전'에서 동료 가수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서태지 본인도 아직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자신이 없어한다"고 설명했다. 이 코너에는 지누션·터보·쿨·SES 등이 참가를 확정했다. 동시대에 활동한 가수들도 있지만, '연결고리'는 부족하다. 김종서·고 신해철 등이 사석에서 어울린 몇 안되는 동료 가수다.
그래도 국민의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라는데서 긍정의 요소를 찾는다. 서태지를 섭외하러 평창동 자택까지 찾아간 제작진이다. 서태지 측 또한 '무하도전'의 엄청난 파괴력을 잘 알고 있다. 기왕 친 대중적 행보를 계획했다면, 마무리로 '무한도전' 만큼 좋은 기회와 장소는 없다.
록 음악으로 편곡한 '컴백홈'이 아닌, 90년대 향수를 품은 힙합 '컴백홈'을 들을 수 있을가. '난알아요'를 부르며 회오리춤을 추는 서태지의 모습에서 벌써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무한도전-토토가' 공연은 1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