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의 공항패션이 관계자들 사이 화제" "뭔지 모르고 간 '무한도전' 촬영… 세상 제일 편했다"
K팝 K드라마 등 'K'산업은 이제 단순 한류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최근 아시아를 넘어 미국 뉴욕과 이태리까지 K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조금 더 트렌디한 패션과 스타일은 이제 단순히 스타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누구나 전지현 또는 지드래곤같은 스타링일을 한다.
이렇게 K패션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는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있고 옆에는 입담이라면 따라올자 없는 쇼호스트 정윤정도 함께 있다. 두 사람은 5년 전 처음 만났다. 예전에도 함께 방송을 했지만 롯데홈쇼핑에서 본격적인 '쇼'를 시작했다. 정윤정은 "우리가 예전부터 워낙 성향이 잘 맞아 회사에서도 함께 방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줬다"고 말했다.
역시나 둘의 합은 잘 맞았고 곧장 업계 1위라는 매출로 이어졌다. 13년간 '친정'을 떠난 정윤정의 도발은 먹혔고 김우리의 도움도 적절했다. 이제 이들은 적어도 홈쇼핑계에서 만큼은 유재석-박명수 못지 않은 최고의 콤비다. 김우리에게는 패션 스타일링에 대해 정윤정에게는 쇼호스트 세계에 대해 물었다. TV속과 똑같이 정신없는 두 시간여 수다를 떨었다.
-요즘 옷 잘입어 눈에 띄는 연예인이 있다면. 김우리 "박해진이 시선을 확 끌더라. 특히 공항에서 자신만의 패션센스를 발휘한다. '별에서 온 그대' 이후부터 패셔니스타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과하지 않게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러나 옷태가 달라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도 갖고 있다."
-여자도 꼽자면. 김우리 "아이비가 블로그를 하면서 패션에 눈이 트여보인다. 가끔 블로그를 보면 생각있게 옷을 입더라. 연예계 숨겨진 패셔니스타다. 신인배우 중에는 '모던파머'에 나오는 한보름이 눈에 띈다. 옷입는 맛을 알고 있는 여배우 중 하나다."
-최고의 패셔니스타는. 김우리 "누가 뭐래도 전지현이다. 스타일리스트라면 무조건 전지현에게 옷을 입히고 싶어한다. 너무 인형같지 않아 더 현실감있다. 대중은 전지현을 보며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너무 화려하지 않고 친근한 느낌이 있어 그렇다.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이상적 패셔니스타는 전지현이다."
-지드래곤도 패셔니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우리 "분명 패셔니스타지만 쉽게 따라할 수 없다. 스트리트패션으로 소화하기엔 소품도 많고 일반인들이 쉽게 살 수 없는 아이템이 많다. 지드래곤은 옷을 잘 입는 감각도 좋지만 그만이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매력이 세계적으로 통한다. 연예인이 따라하고 싶은 연예인이다. 패션 영웅이며 시대의 아이콘이다."
-패셔니스타란. 김우리 "신비로움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패션위크나 포토월 등에 자주서는 셀러브리티는 신비감이 없고 독창성이 없다. 전지현은 흔한 행사에 잘 안 나오지 않냐. 신비주의는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한다. '천송이룩'은 드라마에서 보여줬을 뿐 길거리에선 볼 수 없었다."
-유독 합이 잘 맞는다. 정윤정 "5년 전에 처음 봤고 GS 홈쇼핑에서 3년 전 같이 일을 시작했다. 일의 합이 잘 맞는 것도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부분이 많다. 뒷일보다는 눈에 보이는 걸 우선 생각한다."
-파트너의 장점은. 정윤정 "남편도 두 손 두 발 든 다이어트를 김우리의 추천으로 하고 있다. 김우리 오빠는 가볍게 말하는 것 같지만 뼈가 있다. 저렴한 티도 나지만 말 속에 뼈가 있고 헛말은 안 한다. 할 수 있는 것만 얘기한다. 내 말을 끊은 사람도 김우리 씨가 처음이다. 특이한 매력이 있다."
-'정쇼'가 대박이 났다. 정윤정 "정말 그 정도까지 잘 될 줄은 생각하지 않았다.
-성공비결은. 정윤정 "남자들이 '정쇼'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게 들리더라. 그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김우리가 남자들이 옷 입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니 더욱 좋은 반응이 많다. 또 남자를 자극 시키는 남자(김우리)가 있으니 '재수없다'고 욕하면서도 남편들이 같이 본다."
-적어도 말 솜씨 하난 국가대표다. 정윤정 "사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다닐때 VJ를 해봤고 이쪽 일에 흥미를 느꼈다. 말을 하는 사람인데 버벅거리고 막힌다는 건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늘 말하고 무언가를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타고나기보단 노력을 많이 한 편이다."
-물건을 직접 써보고 판매한다고. 정윤정 "나름의 기준이 있다. 점수를 매겨 80점은 완벽히 내놓고 10점 정도는 여유를 둔다. 70점 미만은 절대 방송하지 않는다. 전 직장에서도 그렇게 해 굉장히 의견차이가 많이 났다. 제품 측 사람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는데 나중에 들리는건 '듣고 보면 틀린말은 안 해'라는 얘기였다."
-인정에 휘둘릴 때도 있을텐데. 정윤정 "고객한테 욕 먹는게 가장 두렵다. 이 일을 시작한지 벌써 15년이 넘는다. 고객들은 정확한데 그들에게 거짓말 할 수 없다. 공과사는 절대 섞지 않는다. 친해도 아닌건 아니지 않냐. 정이라는게 있더라도 모르는 대중에게 욕 먹는게 친한 소수에게 욕 먹는 것보다 무섭다."
-좋은 물건은 정윤정에게 간다는 시선도 있다. 정윤정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 기다려라. 한 업체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싸우다보면 좋은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생긴다. 그리고 전부 대박 상품만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또 후배들이 물어보면 '시련을 한 번 겪었잖니'라고 말한다. 그럼 고개를 끄덕인다."
-쇼호스트가 아닌 방송인에 대한 갈증은 없나. 정윤정 "'자기야' 출연할 때만 해도 원대한 꿈이 있었는데 세 번 녹화하고 나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눈물이 나더라. 적어도 내 방송은 고객들이 나만 바라보기 때문에 공허함이 없다. 예능은 다르다. 전쟁터이기 때문에 내게 질문하고도 나를 아무도 안 쳐다보더라. 어찌보면 '자기야' 출연진에게 나는 민폐 캐릭터였다. 가도 되는 자리인 줄 알고 멋모르고 간 내가 부끄러웠다. 이후에는 내 방송에서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했다."
-'무한도전' 출연도 화제였다. 정윤정 "욕 먹을 각오하고 말하자면 정말 그 전까지 '무한도전'을 한 편도 보지 않았다. 뭔지도 모르고 간 셈이다. 처음엔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 내 방송이 중요한데 '무한도전'과 스케줄이 겹치니 못하겠더라. 이 얘기를 회사에서 듣고 방송 바꿔줄테니 당장 나가라고 하더라. 그때까지도 이해하지 못 했다."
-막상 가보니. 정윤정 "나를 가장 편하게 해준 사람들이었다. 예능은 내 바닥이 아니라고 해 싫어했는데 그들은 어제도 봤던 사람들처럼 나에게 잘해주더라.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다. 방송인들이 서비스업 종사자라고 하면 그들은 최고의 전문가다."
-지금의 정윤정을 만든 원동력은. 정윤정 "가족이다. 가족은 좋은 말이 아니라 옳은 말을 해준다. 10여년간 친정엄마가 홈쇼핑 모니터를 해주고 있다. 가족들의 적절한 반응이야말로 나에겐 최고의 지침서다. 뭘 못한다고 얘기하진 않는다. 못하는걸 얘기 안 하고 잘하는 걸 더 잘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