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현우(21)가 180도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현우는 24일 개봉한 '기술자들'에서 천재 해커 종배로 열연한다. 종배는 불과 몇 분 만에 인천세관 보안을 무력시키는 인물. 금고를 털어야하는 이른바 '기술자들' 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키 플레이어다. 김우빈과 고창석, 김영철 사이에 이야기의 '반전'을 이끄는 주역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영화 속 모습. 누나들의 마음을 훔치는 기존의 곱상한 이미지를 기대한다면 깜짝 놀랄 수 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담배도 피고, 배신도 밥 먹듯이 하는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기술자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담배를 원래 피는 건가.
"아니다. 익숙한 것처럼 보여야 하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촬영할 때 금연초 같은 것을 준비해주셨는데 금연초 중에서도 가장 약한 것이라고 하더라. (담배를 깊게 흡입하지 않는) 겉담배를 하면 (리얼하지 않고) 티가 나니까…나름대로 '후' 불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웃음)"
-연기에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했던 게 '아직 눈이 선한 거 같다'였다. 그래서 '조금만 더 나쁘게 보였으면 좋겠다. 착해 보인다'는 말씀을 (감독님께서) 많이 하셨다. 그 부분에 초점을 뒀다."
-기존의 이미지를 깨려고 한 건가.
"깨는 것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도 그런 모습을 찾으려고 했고, 그 부분에서는 나와 잘 맞았던 거 같다."
-김홍선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감독님이 잘 이끌어 가신다. 비가 오거나 촬영이 늦어지는 상황에서도 진두지휘하시면서 스태프들에게 힘내라고 하신다. 리드를 워낙 잘 하시더라."
-이번 장르처럼 좋아하는 케이퍼 무비가 있다면.
"'도둑들'(12)도 그랬고, 해외 영화에서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즐겨봤다. 원래 달달하거나 따뜻한 로맨스 영화나 반대로 '신세계'(12)나 '아저씨'(10) 같은 느와를 영화를 좋아한다."
-원래 컴퓨터를 잘 하는 편인가.
"하는 걸 좋아한다. 컴퓨터 게임을 많이 했다.(웃음)"
-종배는 손가락에 문신이 있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
"캐릭터를 조금 더 스타일리쉬 하게 보여주기 위한 요소였다. 액션은 몸으로 움직이고 화려하게 보여주면 되지만 종배는 해커다 보니 사실 보여줄 게 많이 없어서 외적인 부분에서 찾아보려고 했다."
-종배랑 실제 비슷한 면이 있나.
"스타일 꾸미는 거. 시니컬한 면도 있다. 워낙 배신자고 나쁜 역할이지만…그런 면도 있는 거 같다.(웃음)"
-종배를 '나쁜놈'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그게 참 애매하긴 했다. 나쁜 애로 생각을 해서 (영화에) 들어갔는데, 이게 또 한 없이 나쁘게만 보이면 애매할 거 같기도 하더라. 그래서 밝고 순진한 모습을 중간에 담으려고 했다. 원래 종배의 모습은 너무 나쁘지 않고, 약간 건방진…개구장이 같은 느낌이다."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이 많아 배울점도 많았을 거 같은데.
"우선은 제일 가깝게 (김)우빈이 형과 처음 작업을 했는데 잘하고, 감각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고창석 선배님이나 김영철 선배님은 워낙 오래되셨고, 잘하시는 분들이라서 배울게 정말 많았다."
-김영철과의 인연도 있지 않나.
"'대왕세종'(08)을 비롯해 사극에서 두 번 같이 했었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어렸을 때는) 정말 무서웠다.(웃음) 이번에 김영철 선생님과 같이 한다는 말을 듣고 감독님께 물어보니까 '너무 좋으신 분이다. 현우 씨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 다정다감하시고 젠틀하시다. 연기를 할 때는 또 포스가 엄청 나시니까, 종배라는 캐릭터가 사실상 그런 캐릭터(김영철) 앞에서도 껄렁껄렁 해야 하는데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함께 출연한 임주환도 기존의 이미지를 바꿔, 거친 모습으로 눈에 띄더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 봤는데 캐릭터 때문에 태닝도 했더라. 이야기는 착하게 하고, 젠틀하지만 연기할 때는 표정 하나 없이 목소리를 쫙 깔고 멋있게 소화했다."
-이제 벌써 데뷔 10년차 됐다.
"알게 모르게 많이 했더라.(웃음) 항상 비슷한 마음이다. '신인'과 '아역배우'라는 게 (이름 뒤에) 많이 따라왔었는데 10년의 시간 동안 했던 필모그래피를 보면 매년 많은면 2~3 작품, 적으면 하나 정도는 꾸준하게 했더라."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을텐데.
"느와르 같은 작품의 남자다운 거 해보고 싶다. 딱 피하고 싶은 건 없는데 주변에서는 사이코패스도 해보라고 권유하더라."
-새해 계획이 있다면.
"크게 없고, '기술자들' 홍보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웃음) 어디든 여행도 가고 싶고, 무엇보다 다음 작품을 빨리 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