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26·울산)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설이 나왔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28일(한국시간)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각국 주요선수 5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김신욱은 아시아 지역 이적 후보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BBC는 김신욱을 두고 '한국의 피터 크라우치(33·스토크 시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신욱 측 반응은 담담하다.
김신욱의 에이전트인 FS코퍼레이션 김성호 실장은 전화통화에서 "매년 (김)신욱이에게 관심을 갖는 구단은 많았다. 정말 진지한 제안이 온다면 협상할 생각이다"며 "무리해서 이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6시즌을 뛰며 77골 18도움(194경기)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컵 대표팀에 차출돼 한국 대표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한국 공격수의 무덤이었다. 도전장을 냈던 공격수마다 실패를 맛봤다. 2007년 미들스보로에 입단한 이동국(35·전북)은 23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듬해 쓸쓸하게 K리그로 돌아왔다. 2011년 아스널로 이적한 박주영(29·알 샤밥)은 6경기에 출장해 1골에 그쳤고, 여러 구단을 임대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같은해 선덜랜드에 입단했던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 역시 24경기에 나와 2골을 넣는데 그쳤다. 그 또한 이후 세 시즌 동안 여러 팀을 임대 다녀야 했다. 세 선수 모두 '도전'을 외치며 성급하게 EPL 이적을 추진했다가 무너졌다.
김신욱은 이들과 상황이 다르다. EPL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고 독일과 러시아 등에서도 러브콜이 오고 있다. 하지만 울산과 계약도 2년이나 남았다. BBC의 예상대로 내년에 잉글랜드 무대로 이적한다면 이적료가 발생한다. 김성호 실장은 "(김)신욱이가 도전을 택할 때가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까지 꾸준한 출전기회가 중요하다"며 "현재 신욱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곳을 신중하게 택할 것이다"고 했다.
울산도 김신욱의 미래를 위해 잡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놨다. 여기에 김신욱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해외이적을 노릴 수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 역시 김신욱에게 좋은 제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입장이다. 김신욱은 지난 10월 아시안게임에서 다친 종아리뼈 골절 치료를 마쳤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내달 4일 소집하는 울산의 겨울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