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 포워드 애런 헤인즈(34)가 남자 프로농구(KBL) 사상 외국인 선수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헤인즈는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코트를 밟았다. 318번 째 경기에 출전하며 기존 기록 보유자였던 조니 맥도웰(전 모비스)을 넘어섰다.
헤인즈는 24분 12초를 뛰는 동안 17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대기록 작성을 자축했다. 72-60으로 승리한 SK는 24승 8패로 선두 울산 모비스를 한 경기 반 차로 추격했다. SK는 최근 KT를 상대로 7연승 기록도 이어갔다. 가드 김선형(27)도 15득점 5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도왔다.
문경은 SK 감독은 이날 헤인즈를 선발에서 뺐다. 대신 코트니 심스를 먼저 냈다. 코트니는 헤인즈를 대체하지 못했다. KT의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15득점·5리바운드)에게 압도당했다. 1쿼터 5분 58초까지 SK는 3득점에 머무르며 10점 차까지 끌려갔다. 문 감독은 고개를 푹 숙이고 다시 헤인즈 카드를 꺼내들었다. 헤인즈는 들어오자마자 박상오의 2점 슛을 도왔고 바로 다음 공격에서 2점슛을 넣으며 9-13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헤인즈는 2쿼터에만 7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포워드 김민수가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빠진 공백도 완전히 지웠다. 김선형은 "헤인즈는 득점력만 좋은 것이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도 갖춰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헤인즈가 제 몫을 해주자 덩달아 심스도 살아났다. 심스는 10득점 10리바운드로 오랜만에 문 감독을 웃게 했다.
"대학 때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예 몰랐다"던 헤인즈는 2008년에 서울 삼성에 입단하며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이렇게 오래 뛸지 몰랐다. KBL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서 기분이 좋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들떠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했다. 김선형도 "헤인즈는 정신력이 특히 뛰어난 것 같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욱'하는 경우가 있는데 헤인즈는 그런 감정 조절을 잘한다"고 엄지를 들었다.
헤인즈의 또 다른 강점은 꾸준한 몸 관리다. 7시즌을 소화하는 동안 빠진 경기는 8차례 뿐이다. 이중 5번은 징계로 못 뛴 것이다. 부상 방지가 철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선형은 "헤인즈는 쉴 때도 그냥 쉬지 않는다. 웨이트를 하며 젖산을 빼내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문 감독도 헤인즈 이야기가 나오자 "준비가 철저한 선수다. 이기고자 하는 열정도 강하다"며 "국내 선수와 호흡도 잘 맞춰주고 있다. 이런 선수와 함께 농구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