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유닛' 랜디 존슨(48)과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44)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7일(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2015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존슨과 마르티네스, 그리고 존 스몰츠(48)는 후보로 오른 첫 해 바로 명예에 전당에 올랐고, 지난해 득표율 0.2%가 부족했던 크렉 비지오(50)는 세 번 만에 영광을 누렸다. 존슨는 최고 득표율인 97.3%를 기록했다.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선수들이 이변 없이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다섯 번이나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좌완 투수로 평가받는 존슨은 22시즌 동안 통산 303승(166패)·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2m가 넘는 큰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통산 487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여섯 차례나 한 시즌 300개 이상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커트 실링과 원투 펀치를 이뤄 애리조나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마무리 투수였던 김병현(KIA)과도 인연이 있다.
우완 마르티네스는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몬트리올과 보스턴을 거쳐 뉴욕 메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219승(100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사이영상은 3차례 수상했으며 5차례나 한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다. 180cm의 운동 선수치고는 작은 신체조건이었지만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터프한 투구를 보여줬다. 빠른 구속은 물론 같은 폼으로 15km 차이의 체인지업을 구사해 타자들을 제압했다. 제구력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스몰츠는 선발과 마무리투수 모두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다. 1988년 애틀랜타에서 데뷔해 이듬해인 89년 12승을 거뒀고, 이후 99년까지 메이저리그 파업이 있던 94년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2001년부턴 마무리투수로 전향해 2002년부터 3년 연속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05년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선발투수로 나서면 3년 연속 200이닝·14승 이상을 기록했다. 역대 20승(1996년)과 50세이브(2002년)를 동시에 달성한 두 번째 선수이자 통산 200승-15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선수다.
비지오는 휴스턴에서 데뷔하고 은퇴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통산 2850경기에 출전해 3060안타를 기록한 타자. 실버슬러거 5회, 골드글러브 4회를 수상했다. 1989년 데뷔 두 번째 시즌부터 마지막 시즌이던 2007년까지 19시즌 연속 세 자릿 수 안타를 기록할 만큼 꾸준함을 보여줬다. 1루를 제외한 내야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통산 27번째 3000안타의 주인공이며 3000안타-600 2루타-250홈런-400 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첫 번째 선수이기도 했다. 항상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휴스턴의 별'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4명의 입회자가 나온 것은 1955년(조 디마지오, 가비 하트넷, 대지 벤스, 테드 라이온스) 이후 처음이며, 그 중 투수 3명이 포함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