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결도, 공시도 무시…KT·두산·신세계 철퇴

KT·두산·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회사 경영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다가 철퇴를 맞았다. 이들은 경영상 중요한 내용을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거나 공시조차 하지 않아 총 5억40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7일 KT·두산·신세계 등 3개 기업 집단 소속 108개 계열 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13개사에서 16건의 공시의무위반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총 5억4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 제 11조의 2 규정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는 특수관계인과 자본금(자본 총계)의 5% 또는 5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자금, 자산, 유가증권, 상품·용역 등)를 할 경우 미리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공시해야 한다.

공정위가 점검 결과 13개사에서 16건의 공시의무 위반 사항이 있었다. KT는 7개사에서 8건, 두산은 4개사에서 6건, 신세계는 2개사에서 2건의 위반 사례가 있었다. KT는 미공시 6건과 미의결·미공시 2건, 두산은 미공시 1건과 미의결·미공시 3건, 주요 내용 누락 2건, 신세계는 지연 공시 2건이다.

거래유형별로는 유가증권거래 7건, 상품·용역 거래 5건, 자금거래 3건, 자산거래 1건이다.

KT는 계열회사인 티온텔레콤으로부터 주식을 매입하면서 의사회 의결 및 공시를 하지 않았다. 두산 기업집단의 두산건설은 계열회사인 두산중공업 등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거래상대방 및 거래금액을 누락해 공시했다. 또, 신세계 기업집단의 에브리데이리테일은 계열회사인 에스엠과 상품용역거래를 하면서 공시기한을 43일 초과해 공시했다.

공정위는 3개 기업집단의 공시 위반 행위에 대해 KT 2억5520만원, 두산 2억7200만원, 신세계 1472만원 등 총 5억419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내부거래 공시에 관한 기업들의 준법의식이 강화되고 소액주주, 채권자 등 해당 회사의 이해 관계자에게도 회사 경영 상황에 관한 정보가 충실히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