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연봉 재계약에서 가장 진행 속도가 느린 팀은 두산과 LG다. 공교롭게 잠실구장을 홈으로 함께 쓰는 '한 지붕 두 가족'이다. 12일까지 두산은 4~5명, LG는 7~8명이 미계약자로 남아 있다.
그런데 두 팀은 연봉 협상에서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주요 선수와 협상을 마치면 발표를 해 왔다. 반면 LG는 일괄 발표 방침으로 전원 재계약 완료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탈락하고 6위에 그쳤지만,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서는 인심을 후하게 쓰고 있다.
두산은 김현수와 오재원에게 예비 FA(프리에이전트) 프리미엄을 얹어 연봉을 대폭 인상해줬다. 김현수는 지난해보다 3억원 오른 7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FA와 외국인 및 해외에서 복귀한 선수를 제외한 프로야구 역대 최고 연봉 선수가 됐다. 오재원은 지난해 1억7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유희관은 100% 인상된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정수빈도 2억2000만원으로 올라섰다. 장원준의 FA 영입(4년 84억원)을 시작으로 두산은 두툼한 지갑을 풀었다.
LG는 어떨까. 팀 성적이 좋았기에 LG만의 신연봉제 시스템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의 연봉은 껑충 뛸 수 있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팀 연봉이 우승팀 삼성 다음으로 2위였다. 올해 또 인상될 정도로 선수들에게 섭섭지 않게 대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전 포수 최경철은 5000만원에서 억대 연봉자가 됐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이는 이동현이다. 그는 불펜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했다. 게다가 예비 FA다. 지난해 61경기에서 5승1패 2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2.73으로 맹활약했다. 2013년 6승3패 1세이브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후 연봉은 8500만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인상됐다. 올해 얼마나 오를지 관심사다.
2013년 8승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을 기록한 봉중근은 2014년 연봉이 1억5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봉중근은 지난해에는 2승4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으로 전년보다는 다소 부진했지만, 2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발 우규민은 지난해 2년 연속 10승을 올렸고, 팀내 최다승 투수였다. 11승5패 평균자책점 4.04였다. 2013년에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8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우규민은 9000만원에서 두 배인 1억8000만원으로 연봉이 인상됐다. 우규민도 올해 대폭 인상될 선수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