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구단 kt가 1군 진입 첫 해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조범현(55) 감독과 선수들은 비장한 얼굴로 각오를 다졌고 구단은 다채로운 식순을 준비해 이들의 사기 진작을 도왔다.
kt는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시무식을 열고 다가올 시즌의 각오를 다졌다. 2013년 1월 창단을 승인 받은 뒤 지난해 퓨처스리그를 거쳐 비로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시무식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전원이 참가했다. 김영수 kt 구단 사장과 김진훈 단장 이하 구단 직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프런트와 현장의 수장들은 한 목소리로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김영수 사장은 "한 명 한 명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자"며 선수들이 신생 구단의 일원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도록 독려했다. 이어 감독과 코치, 선수와 프런트 모두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진정한 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범현 감독도 "빠른 시간 안에 강팀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생구단의 특성상 선수들 사이에 팀 워크를 다질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직은 '형님 구단'들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t로선 하나로 뭉쳐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조 감독은 다가올 시즌 선수들이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석몰촉(中石沒鏃·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히다)' 정신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온 힘을 다해 집중하면 놀랄 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신생 구단의 특성상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144경기를 치러나가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다부진 마음으로 현재와 미래를 준비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수장의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은 약하지만 한 마음으로 집중해 반전을 노려보자는 의도도 엿보인다.
프런트는 믿음으로 선수들을 지원하려 한다. 김진훈 단장은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생선을 구울 때 자주 뒤집어 형체가 없어지게 하기보다는 지켜보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나도 믿음을 갖고 기다리며 선수들이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눈 앞의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선에서 팀이 발전할 수 있도록 간섭보다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날 구단 프런트는 조 감독이 말한 사자성어 '중석몰촉'을 액자에 담아 선수단에 전달했다. 또 선수들의 각오를 적은 종이를 타임캡슐에 담아 시즌이 끝난 후 개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신생 구단 특유의 참신함으로 선수들의 단합과 사기진작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돋보였다.
시무식 말미에 선수들은 올 시즌 팀의 캐치프레이즈인 '마법을 현실로! 승리의 kt 위즈!'를 큰 소리로 외쳤다. 김영수 사장은 "시즌이 끝났을 때 최선을 다한 감동적인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격려했다. 돛을 올린 kt호가 거친 파도를 뚫고 첫 항해를 잘 마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naheasu@joongang.co.kr 사진=kt wiz 공식 웹사이트 캡쳐